<北, 17일만에 또 미사일 도발>‘화성-12’ 정상각 발사? ‘화성-14’ ICBM 실험?

- 어떤 미사일인가

대기권재진입 기술 실험 등
지난번 IRBM 재발사 가능성

일부선 “모의核 ICBM” 주장

군 당국과 군사전문가들은 최고고도와 비행거리 등으로 미뤄 15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은 “IRBM급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2형은 사거리가 4500∼5000㎞로 추정되며, 연료 주입량이나 엔진 출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사거리 조절이 가능하다.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로 볼 때 화성-12형을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3700여㎞로 지금까지 정상각도로 쏜 것 중 가장 긴 거리를 날았다.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를 통과해 태평양 해상으로 떨어졌다.

지난 8월 29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화성-12형은 일본 상공을 통과해 2700여㎞를 비행했다. 북한이 17일 만에 미사일 사거리를 1000여㎞ 늘리는 ‘계단식 도발’을 감행한 셈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한층 고도화하는 실험을 감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달 29일 발사한 화성-12형에 대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절반 정도 사거리로 시험 발사한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또한 이번 발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미국에 대해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ICBM급인 화성-14형의 사거리를 줄여 모의 핵탄두 탑재 시험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화성-14형을 고도를 조금 낮게 저각 발사해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도 있다”며 “6차 핵실험 직전 북한이 공개한 장구 형태의 기폭장치와 함께 핵탄두 도면에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 있었던 것을 볼 때 6차 핵실험을 한 탄두를 실어서 날려 보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다음 순서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도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가 길다는 점에서 ICBM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북한이 화성-14형이나 신형 화성-1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평양에서 7200여㎞ 떨어진 하와이를 노리는 계단식 도발을 다시 한 번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