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전술核 재배치’에 대한 정부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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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후 4개월 동안 북한은 11차례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이 한·미 일각에서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오해와 고정관념, 잘못된 신화에 지배당하고 있다. 첫째 전술핵 재배치를 하려면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오해다. 한국이 독자 핵무장에 나설 경우 NPT 탈퇴가 기정 사실화되지만,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는 NPT 협정 위반도, 탈퇴 사안도 아니다. 둘째 전술핵 재배치가 동북아 핵무장을 가속화한다는 주장 역시 오해다. 전술핵 재배치와 무관하게 북한은 이미 핵무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셋째 한국이 배치할 전술핵이 북한의 전략핵에 대응하기엔 무리라는 것도 잘못된 분석이다. 현재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는 10∼20kt(1kt=TNT 1000t의 폭발력) 안팎의 전술핵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핵을 가지면 핵전쟁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 역시 그릇된 상식이다. 핵억지이론상 대결하는 두 나라 중 한쪽만 핵을 가질 경우 핵전쟁 발발 위험이 가장 높다는 건 상식에 속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전술핵을 다시 반입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군통수권자가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 카드를 스스로 차단하는 것은 군사 전략상 현명하지 못한 사고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 개발 의도에 대해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협상용이라기보다 대남 무력통일 목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우리도 일본처럼 3∼6개월 내 마음만 먹으면 핵보유가 가능한 잠재적 핵보유국 상태를 유지하는 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정충신 정치부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