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과 ‘DACA협상’ 오락가락

대체입법·장벽건설 배제 합의
극우 지지층 반발 거세지자
“아무 협상 없었다” 발뺌 뒤
다시 “의견 일치” 혼란 불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최대 80만 명이 대상인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제(DACA)’ 협상에서 혼선을 빚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해 온 민주당과의 ‘직접 협상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14일 AP통신 및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리는 (DACA를 대체할) 계획을 만들고 있다”며 “거의 의견 일치를 보고 있지만 대규모 국경 안보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밤 아무런 협상도 없었다”고 말한 것과 대치되는 발언으로, 그의 일관성 없는 대응에 미 정치권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백악관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불러 만찬을 하고 DACA를 폐지하는 대신 이를 대체할 법안을 만들기로 하고, 멕시코 장벽 건설을 배제한 국경 안보 관련 예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달 초 부채한도 3개월 상향 조정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부를 배제하고 민주당과 직접 담판을 지은 두 번째 협상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이 같은 협상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자 비난이 이어졌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사면의 수장(Amnesty Don)’이라고 명명했다. 극우 정치평론가 앤 코울터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 시점에서 어느 누가 트럼프의 탄핵을 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는 “멕시코 장벽은 계속 건설될 것”이라며 “지난밤 아무런 협상도 없었다”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공화당과의 불협화음으로 자신의 정책에 대해 민주당과의 직접 협상 전략을 펼치려던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 “나는 아버지의 핵심가치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방카는 14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누구는) 아버지가 국민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이유인 핵심가치와 의제를 저버릴 만큼 나의 존재 자체가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나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