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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8일(月)
사립유치원 공공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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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사회부장

18일과 25∼29일 예고됐던 사립유치원의 집단 휴업은 철회됐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려됐던 보육 대란은 일단 피하게 됐지만,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 향후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와 교육부 간에 벌어질 협상은 지뢰밭투성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증설 계획은 불변이다. 사립유치원은 기회가 닿는 대로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할 태세고, 정부는 돈을 지원받는 만큼 회계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서 한 치 양보가 없다. 핵심 쟁점은 사립유치원의 설립자 재산권 강화를 위한 재무회계 규칙 문제로 모아진다. 구조적인 개혁방안을 이번 기회에 마련하지 않는 한, 때만 되면 홍역처럼 겪었던 보육 대란은 어김없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지고 보면, 수십 년에 걸친 사립유치원의 역사가 이번 갈등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이 국가정책의 제도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은 1990년대 김영삼 정부에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목표로 한 김영삼 정부는 바닥을 기던 여성취업률의 원인을 3∼5세 아동들에 대한 교육제도 부재에서 찾았고, 재정능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사립유치원의 제도권 편입을 꾀했다. 이렇게 유아교육 정책의 첫 단추가 잘못 꿰지면서 사립유치원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졌다. 5년 전부터는 누리과정 파동까지 겪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은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윈윈전략을 짜내야 할 때다.

무엇보다 사립유치원은 왜 이같이 중요한 일을 시작했는지에 대해 근본적 성찰을 해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길러낸다는 책임감과 재정의 투명한 운영, 외부에 이를 자신 있게 공개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에 대해서다. 이번 휴업은 과연 무엇을 위해 하려고 했는지에 대해 부끄럼 없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린이를 장사의 대상으로 삼아 영리만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유총이 반대하는 국공립 비율 확대는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대폭 강화하는 전 세계의 보편적 흐름과 다르지 않다. 현재 24% 수준인 국공립 비율을 2022년까지 40%로 높이겠다는 방침조차도 OECD 회원국 평균 60%에 못 미친다. 또 정부 지원액수의 형평성을 따지며 억지를 부려서도 안 된다.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국공립 지원비 98만 원과 사립 지원비 29만 원의 단순비교는 유치원생 셈법만도 못하다. 사립이 지출의 일정 부분을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떠넘긴다는 데 대한 불만도 많았다. 일부 원장이 운영비를 개인 용도로 횡령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다 적발된 경우도 끊이지 않았다. 사립이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회계감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돈만 부족하다고 하는 점도 이율배반적이다. 교육부 역시 막중한 책임이 있다. 국공립 확대 과정의 ‘이행기’ 정책을 보다 매끄럽게 펴야 하는 과제다. 사립에 자율성을 주면서도 공공성·투명성·공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립에 대한 정부의 행정관리 시스템이 성과주의, 인증평가, 감시·감독 등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현실도 면밀히 검증해봐야 한다. 이런 다방면의 노력이 더해져야 안정적으로 국공립 확충 정책이 연착륙할 수 있다.

jupiter@
e-mail 김상협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상협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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