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대북특사論 부상… 효용성 논란

文, 유엔총장 만나 ‘역할’ 요청

전문가들 “北, 별 관심 없을 것
특사 가도 김정은 못 만날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면서 대북 특사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국제사회 차원의 강력한 대북 제재 국면에서는 특사 카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제사회가 제재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대북 특사를 보내는 것은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은 대안”이라면서 “북한이 입장을 굽히고 나오지 않는 이상 대북 특사 카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지금 상황에서는 대북 제재를 풀어주겠다는 수준의 제안이 아니라면 북한이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논의를 하더라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못 만나고 돌아오는 것이라면 대북특사 카드는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대북 특사 파견을 추진한다면 우리 정부나 미국, 유엔 차원의 특사가 방북하는 방법이 있지만 현 제재 국면에서 미국의 특사 파견 가능성은 낮고, 우리 정부나 유엔의 특사는 북한이 의미 있게 여기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에도 이희호 여사를 특사로 파견해 대화 물꼬를 트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등 대북 특사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정부 출범 후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답보 상태에 놓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로 특사 파견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