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西風이 확인해준 ‘중국發 미세먼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어제는 잿빛… 오늘은 쪽빛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찾아온 19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위 사진)과 미세먼지가 물러간 20일 오전 서울 용산· 한강 쪽 모습(아래)이 대조적이다. 뉴시스·신창섭 기자 bluesky@

태풍 떠나자 어제 급속 악화

여름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간 것은 다행이지만, 이 때문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또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의 하루평균 미세먼지는 58㎍/㎥를 기록, 17일(9.6㎍/㎥)과 18일(19.6㎍/㎥)에 비해 농도가 3~6배 높았다. 그러나 20일에는 중국 북동쪽에서 깨끗하고 찬 공기가 밀고 내려오면서 하루 사이에 수도권과 중부지역은 미세먼지가 깨끗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하룻밤 새 미세먼지 농도가 큰 격차를 보인 것은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아주던 태풍의 영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간 태풍 ‘탈림’의 영향으로 비교적 깨끗한 동풍이 불어와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태풍이 힘을 잃으면서 중국에서 불어오는 남서풍을 따라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은 위성 예보시스템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일본 기상청에서 운영하는 예보시스템에는 19일 당일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침범해 일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영향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5~6월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미세먼지 측정 항공기로 한반도를 조사한 결과 서울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기여율이 국내 52%, 국외 48%로 나타났다. 국외의 경우 중국 내륙 34%, 북한 9% 등이었다. 조사 기간 미세먼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중국발 미세먼지가 적게 나온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국내 배출원만으로도 세계보건기구(WHO) 하루평균 권고기준(25㎍/㎥)을 초과하는 날이 많아 중국 탓만 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