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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1일(木)
反문학적인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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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문화부 부장

노벨문학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노벨문학상 발표를 앞두고 매년 유력 후보 배당률을 공개해온 영국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가 올해도 노벨문학상 코너를 열었다. 현재 케냐 작가 응구기 와 티옹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캐나다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가 배당률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노벨문학상과 도박사이트 조합이 당황스럽지만 그만큼 높은 관심에 비해 예측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특정 작품이 아니라, 작가의 문학세계 전체를 평가한다는 쉽지 않은 기준, 대륙별·언어권별 분배와 다양한 정치적 고려, 최근엔 뉴스성을 높이려 모두가 예상하는 작가는 피하려는 강박까지 더해져 결과에 대한 뒷말도 많다.

잘 알려졌듯이 유명 작가 중에는 노벨상을 받지 못한 작가가 수두룩하다. 노벨문학상 첫 회 유력 후보였던 톨스토이가 대표적이다. 올해 유력 후보인 하루키가 스스로 스승으로 꼽는 스콧 피츠제럴드, 존 어빙, J D 샐린저, 레이먼드 카버도 모두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이는 언제나 논란거리지만 한 작가에 대한 평가가 당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영원한 진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생전의 인기와 시간을 견디는 문학성은 일치하지 않는다. 가장 위대한 미국 소설로 꼽히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은 출간 당시 혹평받았고,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지루한 미치광이의 소설’로 폄훼됐다. 위대한 작품은 긴 세월 속에서 검증받는다. 말 그대로 시간을 뛰어넘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생존 작가 문학관 논란에 대한 답은 꽤 분명해 보인다. 이번 논란은 최근 한 중견 시인이 “생존 작가들이 지자체의 관광상품이 되어 ‘○○○ 문학관’ 같은 것을 짓고 버젓이 살거나 혹은 살려고 하는 걸 보면 낯 뜨거워진다”고 질타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최근 몇 년 사이 지자체들이 지역을 홍보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창 활동하고 있는 그 지역 출신 작가의 문학관을 잇달아 열고 있다. 문학관이라면 문학적 평가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마무리된 작고 문인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2012년 강원 화천군이 이외수 문학관을 열어 크게 성공을 거두자 지자체들이 앞다퉈 ‘문인 모시기’에 나선 결과다.

물론 지역의 문인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려는 지자체의 전략을 나쁘다 할 수 없다. 자기 지역 출신 작가에게 창작의 공간이나 독자와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아직 문학적 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은 작가를 급하게 내세워, 별다른 콘텐츠 없이 집필실, 강의실 등 비슷비슷한 문학관을 짓고 보는 것은 오히려 문학에 독이 된다. 한 작가를 사이에 두고 지자체가 싸움을 벌이고, 한 작가의 문학관이 여기저기 서는 것도 낯 뜨거운 일이다. 매우 비문학적, 반문학적인 문학관이다.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안도현 시인은 경북 예천군이 추진 중이던 안도현 문학관에 대해, 자신은 원치 않는 일이라고 일정 선을 그었다.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홍보와 마케팅의 시대라지만 그 속에서 변치 않는 것, 변치 않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작가는 자신의 문학에 분투해야 하고, 문학관은 그 문학적 성취에서 출발해야 한다.

chm@
e-mail 최현미 기자 / 문화부 / 부장 최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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