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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명작의 공간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2일(金)
어우동, 性을 무기로 사회인습에 도전한 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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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우동은… 1980년대 충무로 강타

고 신상옥 감독의 연출부에서 영화 일을 시작한 이장호 감독은 1974년 고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했다. 이 영화는 3개월이 넘는 장기 상영을 통해 당시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수립하며 불황에 허덕이던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후 ‘영자의 전성시대’(1975년), ‘겨울여자’(1977년) 등을 연출하며 명감독 반열에 오른 이 감독은 신인배우 이보희를 내세워 ‘무릎과 무릎 사이’(1984년), ‘어우동’(1975년·사진) 등 에로영화를 만들었고, 흥행 성공도 거뒀다. 1980년대에는 3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면 그해 흥행 1위에 올랐는데 ‘어우동’은 47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또 제58회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됐으며 이보희는 이 영화로 제22회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 영화는 칠거지악과 남존여비사상이 팽배해 있던 조선 성종 때를 배경으로, 사대부 집안에서 태어난 어우동이 왕의 종친과 결혼하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소박맞은 후 기생이 돼 자신이 겪은 고통을 계급사회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우동(이보희)은 미천한 신분의 사내와 사랑을 나누다가 부모의 반대로 좌절하고, 왕가로 시집갔다가 쫓겨나 자살을 결심한다. 하지만 향지(박원숙)라는 기생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그와의 인연으로 기생이 돼 자신의 육체를 미끼로 양반들을 성노예로 만들며 잘못된 인습에 항쟁한다. 이에 체통을 두려워한 전남편 태산군이 자객을 시켜 어우동을 없애려 하지만 첫사랑 갈매(안성기)가 그를 지켜주고, 두 사람은 자유로운 사랑을 꿈꾸며 자결을 결심한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노출과 정사 장면을 과감하게 소화해낸 이보희는 강단 있는 캐릭터를 당차게 표현해내며 영화의 맛을 잘 살렸다. 또 어우동을 사랑하는 자객 갈매 역의 안성기도 매력적인 연기로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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