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쟁력 높이는 ‘자율형 사립대학’ 필요… 정갑영 前 연세대 총장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율형 사립대학’이 필요합니다. 소수 분야에서부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특성화하는 혁신을 시도해야 합니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뉴국제호텔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미래교육자유포럼 주최로 열린 ‘미래 교육,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학 교육의 혁신’ 포럼에서 “국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면 내국인의 해외 유학 수요를 흡수하고, 한국 문화를 국제화하는 등 다양한 부수 효과도 거둘 수 있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정 전 총장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인구구조의 변화로 한국의 대학은 ‘사면초가’ 상태. 그는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025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령인구(18~21세)는 2013년보다 36% 감소한 178만 명 내외로 추정된다. 또 학령인구 중 대학 재학생 비율을 나타내는 ‘취학률’은 2007년 70.2%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는데, 2013년 70.7%로 5년 사이에 무려 10% 이상 줄었다”며 “학령인구와 대학 진학률 감소를 동시에 감안하면, 향후 10년간 대학 진학 인구는 40% 이상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모든 대학이 입학생 절대 부족이라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총장은 특히 “한국 대학은 교육 당국으로부터 획일적·경직적 규제를 받고 있어 일관되고 안정적인 학사 운영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규제 없이 대학이 자율적으로 경쟁력 있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전 총장은 또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이 최하위 수준인 데다 민간 고등교육비 부담이 일본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다”며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매우 높아서 정원 감축 및 반값 등록금은 곧바로 재정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