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연휴 ‘잘 쉬는 법’>거창한 연휴 계획 짜기보다 ‘난 왜 경쟁하나’ 자문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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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학 강의 ‘원조’ 김창민 서울대 교수

“긴 연휴를 앞두고 거창한 계획을 세울 게 아니라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등 평소에 하기 힘들었던 고민을 하는 것도 앞으로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서울대에서 처음 행복학 강의를 만들었던 김창민(58·사진)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휴가 계획에만 열중할 게 아니라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상과 다른 환경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재충전은 물론 앞으로의 일상과 또 다른 휴식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들이 글로벌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으로 수많은 경쟁에 내몰려 여유를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쉬면서 자신이 왜 경쟁을 하고 있는지,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행을 할 때도 나에게 맞는 계획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행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누구와 무엇을 하느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족은 물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휴식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평상시에는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쉴 때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산책을 하는 것이 진정한 휴가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안정감은 휴식이자 자신을 알아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기본적인 인간관계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다면 사람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와 스페인에서 유학을 한 김 교수는 그곳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들은 쉴 때 거창한 것을 하려고 하기보다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과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며 “작은 일이라도 함께하는 그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쉬는 동안 인문학 공부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불경과 성경은 그 자체가 행복하기 위한 방법을 쓴 글이며, 논어의 맨 첫머리에서도 행복(樂)을 서술하고 있다”며 “인문학은 가족의 죽음, 인생의 실패 등 사람이 위기에 몰렸을 때 버티는 힘, 즉 자신만의 가치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잘 쉬는 법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각자가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긍정심리학에서 행복은 바이올린 연주나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이 배울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가르친다”며 “쉬는 것도 마찬가지로 나를 돌아보고 고민하다 보면 나에게 필요한 휴식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