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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푸드 플러스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6일(火)
견과송편, 쫄깃한 햅쌀…오도독 견과류 ‘달달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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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풍속에서 비롯된 추석
이웃과 실컷 먹고 즐기는 날

솔잎향 배도록 쪄내는 송편
송병·송엽병이라고도 불러

호두·잣·아몬드 갈아 넣어
맛과 건강 업그레이드 효과


우리나라 으뜸 명절 추석(秋夕)이 다가온다. 음력 8월 보름인 추석은 올해는 10월에 있고 기후도 무난해 과실과 농작물이 풍성하고 맛이 좋다고 한다. 게다가 이번 추석은 쉬는 날이 앞뒤로 길어 가족과 성묘도 가고 나들이도 갈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연휴가 될 것 같다.

추석을 일컫는 이름도 다양하다. 추석은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가위나 한가위는 순우리말이고, 가배는 가위를 이두식 한자로 쓰는 말이다. 중추절은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로 나눴을 때 추석이 음력 8월 중추에 해당돼 붙은 이름이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추석은 ‘가을 저녁’이다. 나아가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뜻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추석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많은 음식을 장만해 다 같이 모여 먹고, 다양한 놀이를 즐기므로 늘 이날만 같았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의미일 터이다.

조선 시대 세시풍속집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는 추석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추석은 신라 풍속에서 비롯됐는데, 시골 농촌에서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로 삼는다. 새 곡식이 이미 익고 추수가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사람들은 닭고기, 막걸리 등을 모든 이웃과 함께 실컷 먹고 취하여 즐긴다.’ 이렇듯 풍성하고도 따뜻한 나눔의 의미가 담긴 날이기에 그 전통이 지금까지 전해 내려와 햅쌀로 떡도 하고 좋은 과일을 상에 올려 한 해 농사의 고마운 마음을 조상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가을 수확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하는 추석 음식들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송편(松片)이다. 송편은 추석 명절에 햅쌀로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오려송편(早稻松片)’이라고도 한다. ‘오려’란 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올벼’의 옛말로, 추수한 햅쌀 가루로 떡을 빚어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는 것이다. 솔잎과 함께 쪄내는 까닭에 ‘송병(松餠)’ ‘송엽병(松葉餠)’이라고도 했는데,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송편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추석 며칠 전 연하고 짧은 솔잎을 뜯어 깨끗이 손질해 두었다가 송편 사이에 깔고 찌면 항균 효과와 함께 떡이 서로 들러붙지 않고, 솔잎 향이 떡에 배어들어 은은한 솔 향기로 가을 산의 정기를 받아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어릴 적 가족들과 둘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 다양한 모양의 송편을 빚어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송편을 예쁘게 빚어야 시집가서 예쁜 딸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남자도 송편을 예쁘게 잘 빚어야 결혼해서 예쁜 딸을 낳는다”는 말씀을 하셔서 경쟁하듯 서로 잘 만들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역에 따라 송편 크기나 재료, 모양도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북쪽 지방에서는 송편의 크기가 크고 서울 송편은 작은 편이다. 평안도 지역은 송편을 조개 모양으로 빚고, 전라도 지역은 모시잎을 이용해 모시송편을 만들기도 한다.

송편은 속 재료도 다양하게 넣을 수 있다. 보통 팥, 콩, 참깨 등을 넣지만 그 외에 견과류로 앙금을 만들어 넣어도 맛이 좋다. 특히 호두, 잣, 땅콩, 아몬드 등 다양한 견과류를 잘게 갈아 넣어 만들면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아 특별한 송편이 된다.

견과류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성분이 듬뿍 들어 있다. 하루 한 줌 주 3회 정도 꾸준히 먹으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견과류 속에 함유된 지방 대부분은 뇌 기능 증진과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다. 미국에서는 호두, 아몬드 제품에 ‘심장병 예방을 돕는다’는 문구 표시를 허용할 정도로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요즘은 귀찮다는 이유로 송편을 집에서 잘 만들어 먹지 않지만, 여럿이 모여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며 화목도 다질 수 있는 음식이다. 지난해 추석 때에는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각자 개성대로 송편을 빚었는데, 아이들답게 반달 모양이 아닌 주먹밥 모양, 공 모양, 막대기 모양, 물고기 모양 등 각양각색으로 송편을 만들어 집안에 웃음꽃이 피었던 추억이 있다.

명절을 간소하게 지내는 트렌드의 영향으로 송편이나 손이 많이 가는 몇몇 음식은 마트나 시장에서 일정량만 구입해 차례상에 올리는 집이 많아졌다. 아름다운 전통을 다 같이 누리고 체험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짙다. 한 번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온 가족이 모여 햅쌀과 견과류를 이용한 건강 송편 만들기에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정재덕(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 만들어보세요

<재료(2~3인분 기준)>

멥쌀가루 4컵, 통깨 4큰술, 설탕 1큰술, 꿀 1큰술, 견과류 1/4컵, 소금 1/2작은술, 끓는 물 10큰술, 송편 색깔을 내는 가루(자색고구마 가루 1작은술, 녹차가루 1작은술, 치자 1작은술)


<만드는 법>

1. 멥쌀가루에 물을 뿌리고 손으로 골고루 비벼준 다음 체에 한 번 내린다. 체에 내린 멥쌀가루는 5등분 한 후 갖가지 천연가루를 넣고 끓는 물을 부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반죽한다. 반죽은 너무 질지 않게 차지게 한다.

2. 송편 속은 깨, 소금, 설탕을 약간 넣고 꿀과 함께 버무려 준비한다.

3. 반죽을 15g씩(어른 집게손가락 반 정도 크기) 떼어 넓은 원형을 만든 뒤 속을 넣어 빚는다. 손으로 주물러 공기를 빼면서 모양을 만들어 준다.

4. 찜기에 물을 붓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김이 올라오면 젖은 면보를 깔고 솔잎을 올린 후 만들어 놓은 송편을 25∼30분 정도 찐다.

5. 익은 송편을 꺼내기 전 찬물을 살짝 뿌려주고 꺼낸 다음에는 차가운 물에 담가 솔잎을 뗀다.

6. 송편은 참기름을 바른 뒤 접시에 담는다.


<조리 Tip>

1. 익반죽(뜨거운 물로 반죽하는 것)을 할 때 이런 방법도 가능하다. 쌀가루를 아주 적은 양의 찬물로 반죽해서 덩어리로 만들고 끓는 물에 순간 넣었다 빼낸 후 반죽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반죽이 더욱 쫄깃해진다.

2. 송편은 차가운 물에 잠시 담갔다 참기름을 바른 후 먹으면 탄수화물 조직을 탄탄하게 해줘 더 쫄깃하고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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