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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6일(火)
原電정책, 글로벌 시각에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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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렬 연세대 교수·경영학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아픔을 딛고 지난 60여 년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달성함으로써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탄생시켰고, 한편으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같은 글로벌 인물도 배출했다. 기업과 개인은 글로벌 시각으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우리만의 시각에 매몰된 채 국내에 머물러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탈원전(脫原電)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급기야 다음 달 14일부터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인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총회가 제대로 열릴지, 원하는 성과를 거둘지 의문스러운 상황까지 초래되고 있다. WANO는 ‘원전 올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의 원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로, 경주 총회에는 세계 원전 운영업체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원자력 산업계의 대표적 인사 700여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탈원전 논의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이유로 홍보는커녕 ‘쉬쉬’하는 형편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자칫 잘못하면 원전 올림픽이 한국 원전 기술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되긴커녕 한국의 ‘원전 폐업(閉業)’을 홍보해 원전 수주를 가로막는 무대가 될 판이다.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

오죽하면 윌리엄 맥우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에너지기구(NEA) 사무총장이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의 결정이 중요하겠지만, 선택에 따른 결과도 생각해야 한다”고 걱정했을까. 그는 “한국은 원전 수출국으로 기술력과 함께 중소기업들의 탄탄한 부품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면서 “탈원전은 스스로 이를 버리는 일이고, 원전 도입국들이 원전을 포기한 한국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을 고비로 반도체 산업 등 몇몇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반도체 산업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유망 산업 가운데 하나가 원전 산업이다. 우리나라는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중국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원전을 가지고 있는 원전 운영국으로, 중국·러시아와 함께 원전 수출이 가능한 국가에 속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원전 산업을 위험하다는 이유로 탈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전기와 같은 에너지원은 신사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가솔린 자동차를 대체할 전기 자동차가 일반화하기 시작하면 전기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이다. 가솔린을 대체하는 주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대국의 자국 패권주의가 팽배하고 있는 시기에 에너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국력의 근원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는 에너지원을 스스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재생 에너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은 저렴하고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提高)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원자력 에너지의 효용은 훨씬 더 커진다.

어느덧 우리나라는 인류 번영에 이바지할 선진국 대열에 서 있다. 미국·프랑스·일본과 함께 원전 산업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러시아·중국의 독주를 막음으로써 우리나라는 원전 산업의 글로벌 균형을 이뤄나가는 조정자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원전 운영국과의 경쟁·협력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효율성 높은 원전 산업의 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는 전기와 같은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를 위해 원전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인류 번영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도 창출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가 올해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은 없을 것이다. 최근 국제적 문제로 부상한 북한 핵 문제 때문이다. 세계는 우리를 깊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데, 우리는 자꾸만 우리만을 위해 움츠러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정부·사회·기업은 물론 개인도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을 직시하고 세계와 경쟁하고 협력하는 글로벌 시각을 가져야만 2018년부터 시작되는 미·중 중심의 ‘글로벌 G2 시대’에 우리의 경쟁력을 지켜나갈 수 있다. 신고리원전 문제도 우리만의 시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각에서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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