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0.18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후여담
[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6일(火)
심문섭 ‘자연을 조각하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종호 논설위원

“어릴 적부터 바다 물빛과 파도, 갯바람, 갯벌의 질감을 느끼면서 자란 내 삶의 바닥에는 바다가 있다. 거기에 돛단배 한 척을 띄워 꿈의 항해 일지를 써내려가는 일, 그것이 내 작품 활동이다.” 경남 통영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심문섭(74)이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국 모더니즘 조각의 선두 주자’ ‘한국적 감수성을 기반으로 국제 미술계의 전위적 실험 정신의 보편성을 선도한 조각가’로 일컬어지는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개념은 ‘스스로 그러한’이라는 의미의 ‘자연(自然)’이다.

‘토상(土想)’ 연작에 그는 “점토 내면에 숨 쉬고 있는 ‘흙의 생각’이 드러나게 해, 인간과 물질이 만나서 얽히는 사이에 생기는 시적인 양상을 이끌어 내고 싶었다”고 한다. ‘나무의 정신’을 뜻하는 ‘목신(木神)’ 연작을 두곤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뭔가에 귀의하고, 끊임없이 빌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나무는 소재 중에 인간과 가장 가깝다. 나무를 깎는 반복적이고 미묘하게 변해가는 리듬에서 음악을 느낀다. 자연의 나무가 뻗어가는 리듬이다. 나무들이 제각기 톤을 바꾸면서 살아가는 자연의 감각이 작품에 스며들었으면 한다.” 흙·나무·돌·쇠 등이 지닌 ‘날것’ 그대로의 물질성에 그 물질의 비(非)물질적 상징성까지 드러내는 그의 작품을 두고 미술평론가 김복기 교수는 “조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자연에 가깝고, 그냥 자연물로 보기엔 너무나 조형적이다”고 표현한다.

또 다른 연작 ‘관계’ ‘현전(現前)’ ‘메타포’ ‘제시(提示)’ ‘반추’ 등 모든 작품을 좌대(座臺) 없이 맨바닥에 놓아두거나 벽에 비스듬히 기대게 하는 그는 “반(反)조각 또는 비(非)조각이 조형의 지표인 듯하다”는 말도 듣는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들에서도 선보여온 그의 작품 지향은 ‘변화·순환하는 자연적 요소 간의 유기적 관계를 통한 교감(交感)이면서 시(詩)와 맞닿은 세계’다. “내 작품의 내면에는 어릴 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하고 부르던 동요가 숨 쉬고 있다”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이다. 1965년 서울대 조소과 졸업 후 50여 년에 이른 그의 ‘자연을 조각하다’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지난 7월 14일 시작돼 오는 10월 9일 끝난다. 예술의 새 지평을 끝없이 열어가는 심문섭의 시기별 대표작 130여 점과 잠시나마 교감하는 것은 가슴 뭉클한 일이다.
[ 많이 본 기사 ]
▶ 박근혜측 “바닥서 자며 인권침해당해”…유엔에 문제제기
▶ ‘성추행 혐의’ 조덕제 “절대 바지에 손 넣은 바 없다”
▶ 마당서 콩 털던 시어머니, 며느리 차에 치여 숨져
▶ ‘그림 대작’ 조영남 1심서 사기혐의 유죄 징역형
▶ ‘음주사격·갑질’에도 대령 진급…“군단장 빽 덕분 의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아이디어 못지않게 창작 표현방식 중요…대작 화가는 조수 아닌 독자적 작가” “‘조영남 방식’, 미술계 일반적 관행으로 볼 수 없다”…징..
mark마당서 콩 털던 시어머니, 며느리 차에 치여 숨져
mark‘음주사격·갑질’에도 대령 진급…“군단장 빽 덕분 의혹”..
40대 의사가 실습 여학생과 술자리 뒤 성폭행
[속보]새 헌법재판관에 유남석 광주고법원장..
文측근 ‘3철’ 중 ‘2철’ 지방선거 출마…양정철만..
line
special news 가수 박기영, 탱고 무용수 한걸음과 결혼
가수 박기영(40)이 1살 연상의 탱고 무용수 한걸음(41)과 18일 화촉을 밝힌다.소속사 문라이트..

line
박근혜측 “바닥서 자며 인권침해당해”…유엔에..
맛집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安 “당 원하면 어떤 길이든 간다”… 서울시장 ..
photo_news
“임신 전력 여성 혈액 수혈받은 남성, 사망 위험↑”
photo_news
‘미혼’ 황영희 “엄마 역 많이 해 자식 여럿 키운 느낌”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27) 59장 기업가 - 20
illust
[인터넷 유머]
mark남자가 지킬 10가지
mark분노가 치미는 인터뷰 기사
topnew_title
number ‘성추행 혐의’ 조덕제 “절대 바지에 손 넣은 ..
‘한강~아라뱃길 유람선’ 다시 추진한다
심재철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3년간 7조3..
‘깨가 서말’ 가을 전어에 계란옷까지… 고소..
“이번에 성공한 2.6㎏ 로봇팔, 사람과 하이파..
hot_photo
文대통령, T-50에 올라 ‘엄지척’
hot_photo
함소원, 中부호 이어 이번엔 18세..
hot_photo
테임즈 “NC 응원하러 왔어요”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