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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6일(火)
‘파리바게뜨’와 파견법 改正 시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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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고용노동부가 최근 파리바게뜨 본사에 제빵기사 5300여 명을 직접고용 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불법파견’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현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이 파견근로까지 확대되게 됐다.

사실,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 32개 업종만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일본과 독일도 파견 대상과 기간을 규제하긴 하지만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택하면서 대부분 업무에 파견근로를 허용한다. 파견 기간도 우리는 1년을 원칙으로 하고 1년에 한해 연장할 수 있지만, 독일은 제한이 없다. 일본은 1회마다 최대 3년씩 반복해 파견근로제를 이용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노사 협의를 통해 확대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파견근로제의 문제점이 얼마나 큰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그 밖에, 이번 사태는 법리적으로도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선, 시정명령 대상이 잘못됐다는 지적들이 있다. 현행법상 시정명령 대상은 가맹점주, 즉 사용사업주여야 한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가맹점주가 아닌 파리바게뜨 본사에 53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했다. 그동안 제빵사들을 공급했던 11개 협력업체는 일시에 사업을 폐지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 파리바게뜨 본사 역시 계획에 없던 5300여 명 모두를 일시에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출을 급속히 올리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한 인력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협력업체는 물론 본사도 시정명령이 부당하다는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을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제과제빵 학과나 학원에서 교육을 받던 많은 취업 준비생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물론, 모두가 피해만 보는 건 아니다. 외견상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제빵기사 5300여 명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 걸었던 정치인들 역시 최대 수혜자일 것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제빵기사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이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인건비 증가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경우 오히려 정리해고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사태의 유일한 승자는 결국 정치인들이 된다.

노동시장이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인력 수급이 이뤄질 때 가장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며 국가경제도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모두가 살 수 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본사를 ‘사실상의 사용사업주’로 해석함으로써 법치주의라는 원칙을 외면했다. 물론,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계약상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빵사에 대해서도 교육·훈련뿐 아니라, 임금·승진 등 노무 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고 업무지시까지 내렸기 때문에 사실상 사용사업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인 듯하다. 그러나 파견근로자보호법상 ‘사실상 사용사업주’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 따라서 고용노동부는 상법의 업무집행 관여자 등의 규정을 유추 적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법치주의의 핵심은 법률에 근거 없는 유추 적용을 금지하고 있다. 권력자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이 쉽게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바게뜨 사태가 파견법의 환골탈태(換骨奪胎)는 물론 법치주의가 재확립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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