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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6일(火)
‘核폭주는 파멸’ 김정은 깨닫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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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중앙대 교수 국제정치학

지금 한반도는 전쟁과 평화의 기로에 서 있다. 평화를 염원하는데도 불구하고 전쟁의 가능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크고,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말 폭탄을 주고받더니,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5일 아예 ‘선전포고’를 언급했다. 거친 말은 거친 상황을 반영한다. 북한의 도발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 강해지면서 빠르게 분수령에 접근하고 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 유엔은 석유의 부분금수를 결의했고, 미국은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단행했다. 이제 남은 수가 많지 않다.

그러는 중에 미 국방부가, 괌에서 출격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초강력 폭격기 B-1B 편대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에 근접 비행한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그처럼 북한에 근접하고, 그것을 미 국방부가 공개한 건 전례가 없다. 게다가 으레 동참하는 한국이나 일본 공군의 전투기가 아니라, 오키나와에서 출격한 미국 전투기가 호위했다.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의 동참 없이 행동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이처럼 위기가 고조된 것은 북한이 핵(核)·미사일 능력을 증진하는 가운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동력이 없던 지난 10년에 비하면 오히려 반가운 일일 수도 있다. 다가올 파멸을 무기력하게 지켜보기보다, 그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은 분명 매우 위험하지만, 관리하기에 따라 보다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매진할 때다.

우선, 이 위기는 핵무장을 통해, 그것을 통해서만 정권의 안보를 도모할 수 있다는 북한 정권의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 생각이 잘못됐음을 깨우쳐 줌으로써만이 이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 그 잘못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북한의 핵무장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한다는 점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 경제 제재로 인해 굶어 죽든, 아니면 군사행동을 통해 궤멸하든. 다른 하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면 핵무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정권의 안보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메시지가 북한이 핵무장을 고집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명제를 강조한다면, 평화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북이 핵을 포기하면 살 수 있다는 명제를 강조한다. 동전의 다른 측면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북한은 망하는 길로 폭주하고 있다.

김정은의 섣부른 공세는 미국의 압도적 대응을 초래했다. 그의 어설픈 외교는 고립무원의 처지를 자초했다. 북한이 공언한 대로 태평양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그에 대한 대응은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75호를 뛰어넘는 전면적 석유 금수일 것이다. 그에 따라 탱크도 굴릴 수 없고 비행기도 날릴 수 없게 된 북한이 이판사판식으로 군사적 도발을 한다면 B-1B 랜서가 북한에 포탄을 퍼부을 것이다. 그에 따라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한국도 크게 다치겠지만 북한은 살아날 길이 없다.

폭주하는 북한을 멈추게 하려면 그 종점에 파멸이 있다는 것에 일말의 의심도 없도록 해야 한다. 한·미 동맹, 나아가 한·미·일 공조에 추호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대화를 말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항구적인 평화를 내다본 단호한 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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