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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7일(水)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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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울 홍대에서 만난 방송인 A 씨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한 음식점 입구에서 마주친 중국 동포가 잠시 후 음식점으로 들어온 후 격앙된 목소리로 “옌볜에서 왔다고, 조선족이라고 무시하는 건가”라고 성을 냈다는 겁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A 씨가 나오지 않자 쫓아왔다는 거였죠. 이 중국 동포를 잘 다독여 돌려보낸 A 씨는 “무시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과 함께 이렇게 화를 내면 한국인들이 겁먹는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고 말했죠.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언제부터 중국 동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이렇게 안 좋고, 그들 역시 피해의식을 갖게 된 걸까요? 지난 2012년부터 오원춘, 박춘봉 등 중국 동포가 여성을 토막 살해하는 사건이 계기가 됐다면, 이후 중국 동포를 범죄자로 그린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된 것이 이런 이미지 형성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황해’(2010년)와 ‘신세계’(2013년)가 중국 동포를 청부 살인업자로 그렸고, 얼마 전 개봉됐던 ‘청년경찰’ 역시 중국 동포를 범죄자로 표현하자 재한동포총연합회, 중국동포한마음협회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 영화의 상영 중단을 촉구했죠. 다음 달 개봉하는 ‘범죄도시’ 역시 중국 동포가 이끈 폭력 조직을 소탕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해 과연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관심이 쏠립니다.

혹자는 “영화가 결국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결국 감독이 취사선택한 메시지가 강조될 수밖에 없죠. 눈을 조금만 돌리면 다른 질감의 영화도 있습니다. 개봉을 앞둔 ‘7호실’에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후 착실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중국 동포가 등장하죠. 배우 이나영의 복귀작으로 눈길을 끈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과 중국 동포가 한데 어울리는 모습을 그립니다.

2016년 경찰청 범죄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범죄 건수는 중국(61.3%)이 가장 높습니다. 반면 국적별 인구 10만 명당 범죄율은 러시아(4837건)가 1위였죠. 몽골,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이 그 뒤를 이었고 중국은 7위였습니다.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 동포가 많아 범죄 건수는 많지만, 비율로 봤을 때 그들을 범죄의 온상으로 그리는 건 온당치 않다는 것이죠.

제 주변에는 중국 동포에게 육아를 맡기는 지인이 꽤 많습니다. 음식점에 가도 맛있는 반찬을 내오는 중국 동포를 쉽게 만날 수 있죠. 무작정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요? 무표정한 그 얼굴 뒤에는 고향의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땀을 흘리는 모습, 그 생활비로 끼니를 잇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해사하게 웃는 얼굴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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