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 위협성 인식 4년 연속 감소…국지적 대남도발 위험성 인식은 높아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토론회

북한의 핵무기가 위협적이라는 인식이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도발 위험이 크다는 인식은 오히려 높아졌다. 북한의 핵 개발은 체제 보존용 협상 카드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잦은 도발로 볼 때 북한이 핵무기 발사 형태가 아닌 국지적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7일 이 대학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17 통일의식조사 정권교체와 안보위기-기대와 전망’ 학술대회에서 지난 7월 3일부터 26일간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 핵무기가 위협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0.9%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89.3%, 2015년 84.0%, 2016년 79.5%에 이어 4년 연속 감소한 수치다. 문인철 성균관대 정치학 박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위협인식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시민들이 북핵을 체제 생존을 위한 협상용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새로운 정권의 높은 대화 의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박사는 다만 “여전히 응답자의 70% 이상이 위협을 느낀다고 답한 만큼, 다수가 북핵을 위협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포격이나 미사일 발사 등과 같은 북한의 대남도발 가능성에 대한 위협 인식은 되레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대남도발 위기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은 66.1%였으나 올해는 70.6%로 조사됐다. 문 박사는 “북한과 미국의 대립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53.8%로, 2015년(51.0%)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로 ‘같은 민족이기 때문’을 꼽은 응답자는 40.3%로 2007년(50.7%)에 비해 10.4%포인트나 감소했다. 반면 ‘남북 간의 전쟁위협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응답자는 32.5%로 2007년(19.2%)보다 13.3%포인트 증가했다. 송영훈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올해도 계속되는 남북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통일에 의한 긴장해소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