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7.16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데스크시각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8일(木)
科技 인사 실패와 ‘숨은 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노성열 경제산업부 부장

4차 산업혁명으로 혁신형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계 고위직 인사가 수렁에 빠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는 창조과학, 뉴라이트 역사관 등 잡음만 남긴 채 국회 인사청문회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20조 원을 주무르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첫 임명자도 황우석 사태 연루 논란 끝에 나흘 만에 사퇴했다.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헌법상 대통령 직속기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차관급)에 임명된 물리학과 교수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면허취소 처분을 받아 공무원 결격사유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는 한 언론에 “공무원도 아니고 봉사직에 가까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역시 국가 과학기술 예산과 정책을 총괄 심의·조정하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미생물학자는 데이터 조작과 중복 사용으로 논문이 철회된 전력이 있는데도 청와대는 “검증 과정에서 알았지만, 연구 성과 및 후진 양성 등 여러 덕목 때문에 뽑았다”고 해명했다. 도대체 다른 분야도 아니고 합리와 이성, 객관과 투명이 내부 체질로 자리 잡아야 마땅할 과학기술계에 유독 이 정부 들어 왜 이렇게 부적격 인사(人士)가 많을까.

시중에는 과학계 인사를 산꼭대기에서 좌지우지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이 ‘손’과 학연·지연으로 얽힌 매우 편협한 인재 풀이 가동되다 보니 검증 절차가 부실하고, 다소 흠결이 있더라도 ‘그만한 사람 없다’는 덮개로 대충 가리고 지나가려 한다는 비판이다. 문제는 이런 행태 자체를 현장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마음속 깊이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안 그래도 창조경제형 연구·개발 독려로 한 차례 멍들었던 국내 과기계는 이번에야말로 ‘과학을 위한, 과학에 의한, 과학적인’ 국가 지원체계가 만들어지길 학수고대했다. 그런데 반년이 다돼 가는 ‘4차 산업혁명 정부’의 사람 쓰는 솜씨가 결국 이 정도임이 만천하에 드러나 버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31%도 여전히 200일 이상 공석 상태다. 장기간 업무 공백이 코드 인사, 낙하산 인사로 또다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친소 관계에 따른 편협한 인재 기용이 실패의 근인(近因)이라면,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열의 부족은 원인(遠因)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와 내각에 인권을 따지는 시민학자나 안보 대화론자는 많지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테크놀로지의 흐름을 정확히 꿰고 있는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10년 보수(保守)를 궤멸시키고 10년 진보(進步) 정권을 다지자는 이념의 결기는 충만한데, 청년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줄 신산업의 극적인 변화를 정면으로 마주 보려는 의지는 빈약하다.

역작 ‘호모데우스’로 인류사의 미래를 대담하게 예언한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경고했다. “정부라는 거북이는 기술이란 토끼를 따라잡지 못한다.(중략) 21세기에 전통적인 정치구조들이 유의미한 비전을 생산할 만큼 빨리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새롭고 더 효율적인 구조들이 진화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nosr@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고대가요 ‘구지가’ 설명하다 성희롱 낙인찍힌 여고 교사
▶ ‘내연남 외도 의심’ 성기 절단하려 한 40대 여성
▶ 추신수, 18호 홈런+4출루…베이브 루스와 51경기 타이
▶ “부부체험 하는거야”…10대 여제자 4년간 성폭행
▶ ‘최고령 성우’ 이혜경 별세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거북이 머리 = 男根’ 해설에학교서 심의委… 수업 배제해당 교사 “30년간 없던 일”고교 국어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고대 가요 ‘구지가(龜..
mark‘최고령 성우’ 이혜경 별세
mark이스라엘 모사드 스파이, 이란서 방대한 핵기밀 빼내
“부부체험 하는거야”…10대 여제자 4년간 성폭행
또 “BTS 지민 살해”… 해외서 잇단 협박받는 한류
23명중 21명 ‘이민 후손’… 多인종이 창조한 ‘레인보..
line
special news ‘빅토리아 연꽃’에 앉아 수중부양하는 아이들
폭염특보가 이어진 15일 오전 전남 강진군 군동면 남미륵사 경내 방죽에서 빅토리아 연잎 위에 아이들이..

line
“대체복무, 현역보다 난도 높고 기간 길게해야 국민..
김동연 “최저임금 인상, 하반기 경제운용 부담”
文대통령 “기무사 계엄령 문건, 즉각 제출하라”
photo_news
‘이슬람 근본주의’, 동성애·불륜 15명 공개 태형
photo_news
추신수, 18호 홈런+4출루…베이브 루스와 51경..
line
[정준모의 미술동네 설설]
illust
조선 후기 김홍도 그림값 2000만원 달해… 화가들 빨리 돈벌려..
[인터넷 유머]
mark술 마시는 이유들! mark장인과 예비 사위
topnew_title
number ‘내연남 외도 의심’ 성기 절단하려 한 40대 여..
“아이들 슬픈 장면서 ‘킥킥’… 세대차이 참 더..
잇단 강력범죄에… 일자리 잃는 정신질환자..
팸플릿 부착→‘不服’ 휴업… 소상공업계 ‘단..
온라인 동영상의 공습… 극장은 사라질까 진..
hot_photo
돈벼락
hot_photo
상가로 차량 돌진…2명 사망
hot_photo
카일리 제너, 포브스 최연소 여성..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