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대상은 기업 아닌 정부”… 與 의원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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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의원 “기업문제 발견 땐
정부 감독 소홀 따지는 게 우선
잘못된 관행 바로 잡기 나서야”

“국회의 국정감사는 정부를 상대로 하는 겁니다. 국감장에 기업인 등 민간인을 부르는 건 맞지 않아요.”

국회 정무위원회 최운열(67·더불어민주당·사진) 의원은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야가 오는 10월 12일 시작하는 국감에서도 ‘기업인 무더기 증인 채택’이라는 구태를 반복하려는 것에 대해 이같이 일침을 놨다.

최 의원은 “국감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예산과 정책을 어떻게 실행했는지 검증하는 자리”라며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문제가 발견된다면 정부를 상대로 왜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 했는지 따져야지 해당 기업을 부르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같이 기업의 잘못이 발견된다면 국감이 아니라 청문회나 국정조사, 재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국감 때 망신주기 식으로 기업 회장이나 사장 등을 부르다 보니 오히려 본말이 전도돼 문제 자체보다는 누가 출석했는지가 이슈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영학 교수 출신인 최 의원은 국회가 국감 때마다 기업인들을 무분별하게 증인으로 채택하는 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는 70∼80%가 수출 의존형 경제인데, 국감 때 기업인이 출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기업 이미지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며 “또 기업이 총동원돼 국감에 대비할 수밖에 없으니 기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소신 때문에 최 의원은 이번뿐만 아니라 2016년 국감에서도 민간 부문 증인을 신청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무분별한 기업인 국감 증인 채택이 문제가 있다는 데에) 의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관련 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는 만큼 이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6일 각 상임위원장단에 과도한 국감 증인 채택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잘못을 따지기 위해 최소한의 증인만 부르는 게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의 취지인 만큼 그 뜻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