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서 어린이 그림까지… 한국 알리고 꿈 띄우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 대회에 참가했던 입선자들이 ‘하하 호호 웃음이 가득, 행복한 우리 집’이라는 주제의 1등 작품이 래핑된 대한항공 B777-300 ER 항공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 ‘항공기 래핑’ 16년

예쁜 비행기 그림대회 9년째
매년 1등 수상작 전세계 누벼

2001년 하르비 시작으로 인기
2002년엔 월드컵 승리 기원
2008년 ‘모나리자 한글’ 걸작
“날아다니는 홍보 사절” 각광

지난 9월 23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격납고에서 ‘제9회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 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 참가한 300팀의 초등학생들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 머핀을 소개합니다’라는 주제로 반려동물에 관한 다양한 추억과 상상을 화폭에 담으며 경연을 벌였다. 이날 접수된 작품들은 전문 심사위원들이 공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대한항공이 9년째 개최하는 이 대회의 1등 작품은 항공기 외벽에 래핑(Wrapping)돼 전 세계를 누비는 영광을 누릴 수 있어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한항공은 어린이의 작품을 항공기 외벽에 디자인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래핑 항공기를 선보여 왔다.

래핑이란 지하철역 계단, 벽면 등 시설물이나 차량 동체에 랩을 씌우듯 광고물을 덧씌워 광고하는 기법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항공기 래핑은 항공기 동체에 디자인돼 전 세계 하늘을 누빈다는 상징적 의미와 이에 따른 홍보 효과가 높아 2000년대 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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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처음 선보였던 항공기 래핑은 2001년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선보였던 ‘하르비’ 래핑으로, 김포∼제주 노선을 오가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친근한 이미지를 전했다. 또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엔 ‘슛돌이’ 래핑을 선보여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 홍보와 승리를 기원해 큰 호응을 얻었다. 2008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도입한 기념으로 보잉747-400 항공기 외벽에 한글로 형상화한 모나리자를 래핑해 운항했다. 당시 세계적인 예술작품 모나리자와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이 만나, 항공기 래핑 사상 최고의 걸작품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2009년 12월에는 대영박물관 한국어 안내 서비스 시작을 기념해 B747-400 항공기에 ‘한국의 날개로 세계의 문화를(Passionate Wings to Culture!)’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ㅇ, ㄷ, ㄹ, ㅂ 한글 자음 받침 위에 ‘아우구스투스의 두상’,‘삿제후티의 미라가면’, ‘서튼 후’, ‘이페 왕의 두상’ 등 대영박물관의 대표적 작품 4점의 이미지를 덧입혔다. 현재는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캠페인 엠블럼을 래핑한 B747-8i와 B777-300ER 항공기를 운항하며,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홍보 사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항공기 래핑 방법에는 페인트로 직접 그려 넣는 것과 특수필름을 항공기 외벽에 붙이는 두 가지가 있다. 동체 페인트 작업은 최첨단 전용 페인팅 시설에서 최신 공법을 이용, 엄격한 통제 아래 이뤄진다. 대한항공이 제주 관광 홍보를 위해 래핑했던 ‘하르비’가 대표적인 페인트 래핑 사례다.

최근에는 항공기 래핑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수필름을 붙이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항공기는 동체가 평면이 아니고, 부피 또한 매우 커 특수필름 이미지 전체를 한 번에 통째로 붙일 수가 없다. 따라서 가장 먼저, 이미지를 붙이게 될 항공기를 실측한 다음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도면을 그린다. 특수필름에 인쇄된 그래픽을 실제로 항공기에 붙이기 전 실제 항공기의 20분의 1 축소 모형에 먼저 작업을 해보게 되는데, 이러한 모형 항공기 시뮬레이션으로 실제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전체 이미지를 다 붙인 후에는 문이 열리는 곳이나 화물칸, 비상구 등 항공기 운항에서 중요한 부분을 잘라내 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마무리한다.

섬세하고 꼼꼼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래핑 항공기는 승객에게 친근감을 주고 눈을 즐겁게 해 여행의 또 다른 재미가 된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항공기 래핑을 활용해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홍보 사절 역할을 적극 수행할 뿐만 아니라, 그림에 담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전 세계에 지속 전파할 계획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