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은 공작 공화국” vs “우리도 盧정권 아는 것 많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옆은 우원식 원내대표. 김호웅 기자 diverkim@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8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 現-前前 정부 충돌 격화

- 공세수위 높이는 與
“민주국가서 상상못할 범죄
과거비리 철저히 수사해야
MB 입장문 발표 적반하장”

- 반격 준비하는 MB측
“盧정부 폭로 자료 갖고있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수도
입장문 내용도 수위 낮춘 것”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전방위적인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대해 맞대응에 나서면서 현 정부와 전전(前前) 정부 인사들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사찰 공화국’이자 ‘공작 공화국’이었던 이명박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는 것은 범죄를 옹호하는 것”이라며 사법 당국의 수사를 촉구했고, 이 전 대통령 측은 “노무현 정부 자료는 우리도 많이 갖고 있다”면서 맞불식 자료 공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MB 측, “우리도 폭로 시작하면 진흙탕 싸움”=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A 씨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게 많다”며 “우리가 함께 폭로하기 시작하면 진흙탕 싸움이 되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예고하고 진행할 사항은 아니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공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A 씨의 발언은 최근 이 전 대통령 측의 격앙된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여권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이번 주 들어 사흘 연속으로 직접 대책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다른 측근 B 씨는 “보통 매주 월요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차담회를 여는데, 이번에는 사안이 심상찮다고 판단해 화요일(26일) 공식 입장 초안 작성, 수요일(27일) 초안 재검을 거쳐 목요일(28일) 확정된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26일 이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입장문 초안을 마련했으나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 톤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한국당 지도부로부터 ‘아직 정면으로 나설 때가 아니다’는 완곡한 자제 요청이 왔다”고 전했다.

◇與, “이명박 정권은 ‘사찰·공작 공화국’”=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28일) 우리 당 적폐청산위원회가 국정원과 돈을 이용한 대선 개입과 정치 공작이 이 전 대통령 지시로 청와대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발표했다”며 “전방위적 야당 압박 등은 민주주의 국가라면 상상조차 못 할 일인데, 한마디로 (이명박 정권이) ‘사찰 공화국’에 이어 ‘공작 공화국’임을 보여줬다. 사법 당국에서 철저히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전 대통령의 입장문에 대해서도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추 대표는 “전직 대통령의 비겁한 항변에 국민도 모두 어안이 벙벙해 하고 있다”며 “이를 묵인하는 것은 국익을 해치는 것이고, 이런 과거를 바로잡지 않으면 범죄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어느 정권이든 국가정보원·검찰을 동원해 야당 지방자치단체장을 사찰하고 총선에 불법 개입하고 불법 정치공작을 해도 된다는 거냐”며 “이미 공개한 자료만 봐도 ‘국기 문란 사건’에 해당하고, 이 전 대통령은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윤희·이후연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