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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9일(金)
하루 1000여건 火山지진… “불온한 관광객에 神이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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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카랑가셈에 위치한 한 사원에서 26일 한 남성이 구름에 덮인 채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궁 화산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 印尼 ‘아궁화산’ 분화 임박

발리섬 최고봉 ‘아궁 화산’
하루 관광객 5만 ~ 6만 명
지난 22일 ‘대피령’ 내려

“여행객 경멸스러운 행동
이번 화산 활동의 원인”
일부 종교지도자들 주장


“인류는 다시 한 번 여름을 잃어버릴 것인가.”

약 200년 전 지구에 여름이 없는 일 년이 있었다. 지난 1815년 4월 10일 인도네시아 숨바와섬에서 발생한 탐보라 화산 폭발 때문이었다. 이 폭발로 탐보라 화산 산머리의 1600m 높이 부분이 통째로 날아가면서 지름 6㎞ 규모의 칼데라호를 남겼고, 주변 560㎞ 범위까지 용암이 흘러내렸다. 이는 1만2000년 이래 최대 규모 폭발로 기록되고 있다. 탐보라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쇄설물(화산진, 화산재, 화산력, 화산암괴)은 대기권 너머 성층권까지 퍼졌고, 화산재와 유황이 지구를 덮으며 햇빛을 막았다. 이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약 1도가량 떨어졌고 그해에는 여름이 없었다고 한다.

재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기온의 변화로 흉작과 기근이 덮쳤고, 해수면이 높아져 바닷물이 강으로 역류하면서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가 창궐했다. 1817년 인도 벵골만에서 시작된 치명적 콜레라가 무역로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은 이렇게 세계의 역사를 흔들었다. 그리고 약 200년이 지난 오늘날, 다시 인도네시아의 발리섬 아궁(Agung) 화산의 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2세기 전 악몽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이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불의 땅 ’인도네시아

환태평양조산대에 위치하며 무려 1만8000여 개의 화산섬으로 이뤄져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약 130개의 활화산이 존재해 일명 ‘불의 땅’으로 불린다. 대형 화산을 따라 늘 유황가루와 끓는 물이 넘치면서 신들의 정원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화산이 관광 상품화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화산은 브로모 화산과 이젠 화산이다. 해발 2000m 이상의 활화산으로 끊임없이 화산재가 솟아오르고 압도적인 용암의 굉음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 분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발리섬 최고봉인 아궁 화산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아궁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경이로운 자연환경으로 발리에는 하루 평균 5만∼6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이 때문에 아궁 화산이 분화 조짐을 보인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가 전체 4단계 경보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경보를 발령하고 대피령을 내렸을 때, 수만 명의 여행객이 혼란에 빠졌다. 현재 아궁 화산의 분화구에서는 50∼200m 높이까지 연기가 치솟고 있으며, 지하에선 하루 1000여 건에 육박하는 화산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및 싱가포르는 22일 발리 여행 경보를 발령했으며, 우리나라 외교부도 27일 발리섬 아궁의 화산 분화를 우려해 여행 경보를 황색으로 상향 조정했다.

◇여행객에 대한 ‘신의 분노’

특히 이번 아궁 화산 분화 조짐을 앞두고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불온한 관광객들로 인해 신이 노했다는 믿음이 퍼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화산과 함께 살아가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화산은 신성한 것이고, 화산 폭발은 ‘신의 분노(Wrath of God)’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아궁 화산에 대한 화산 경보가 발령되자 일부 종교 지도자들은 “많은 여행객의 불량한 행위들과 경멸스러운 풍습이 이번 활동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화산을 훼손하고 화산에서 남녀가 불경한 행동을 하면서 신을 분노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발리섬은 유일하게 힌두교를 믿는 지역인데, 발리 힌두인들에게 선악을 구분하는 자연물 중 신성한 것의 대표가 아궁산이고 불길한 것을 대표하는 것이 바다로 여겨진다고 한다.

실제로 이로 인해 현재 발리섬 전역의 힌두교 사찰에서는 ‘열렬한 봉헌(Feverish Offerings)’ 행렬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분화구와 가까운 위험지대 인근 마을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대피를 하지 않고 화산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직자의 영적 계시를 기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들을 설득해 대피시키기 위해 애를 먹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1963년 아궁 화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했을 때 주민 1100여 명이 사망한 바 있다.

◇불의 고리에 세계도 긴장

반세기 동안 잠잠하던 인도네시아 발리 아궁 화산에서 분화 조짐을 보이면서 발리섬 주민들은 신의 분노를 우려하지만, 국제사회는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대한 두려움을 표하고 있다. 불의 고리란 지구의 다양한 판이 연결된 지점을 이은 환태평양 조산대를 일컫는다. 인도네시아와 함께 일본·동남아·뉴질랜드 등 불의 고리에 위치한 태평양 연안 곳곳에서 지진과 화산 등 지각변동의 움직임이 계속해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멕시코 멕시코시티 지진을 시작으로 20일에는 뉴질랜드(규모 6.1)와 대만(규모 5.7), 21일 일본 해상(규모 6.1)과 남태평양 바누아투(규모 6.4), 인도네시아(규모 5.7)까지 최근 들어 불의 고리에서의 활발한 지각활동이 감지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는 “아궁 화산 분화 위험과 함께 불의 고리에 위치한 지역들의 공포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mail 김다영 기자 / 국제부  김다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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