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7.20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포럼
[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9일(金)
진보 시각에서 본 ‘보수의 살길’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 자유한국당 혁신위원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으로 참여한 지 벌써 석 달째에 접어든다. 홍준표 대표는 혁신위원으로 임명하며 ‘30년 좌파’라고 소개했다. 조금은 과장된 기간이지만 어쨌든 짧지 않은 시간을 진보-민주파 진영에서 보낸 것은 사실이다. 생전 처음 보수 진영에 들어가 보니, 진영 간 갈등의 골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혁신위원회는 각계 단체의 보수 인사들을 모시고 몇 차례 간담회를 가졌다. 보수의 위기를 타개할 방도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자리였다.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증오심에 가득 차 좌파 진영을 맹성토하는 이들도 있었다. 인터넷·교육·문화·언론 전반에 걸쳐 진보 좌파세력에 우리 사회가 잠식됐다는 인식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좌파 운동권들처럼 선전·선동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광우병 파동에서부터 최근 사드 문제에 이르기까지 좌파 운동권 세력이 그동안 보여준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한 선동을 보면, 보수 진영이 갖는 이러한 인식도 무리는 아니다.

문제는 보수 정치권 핵심에까지 이런 피해 의식이 뻗쳐 있다는 데 있다. 국정원 댓글 조작, 문화계 블랙리스트, 언론 개입 등 그동안 보수 정권에서 자행된 파행적 행태가 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의 관점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 정당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좌파 운동권을 미러링한다고 보수의 위기가 타개될지는 의문이다. 대중 동원과 선동은 보수가 더 잘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좌파 진영의 무책임한 선동과 포퓰리즘 정책 남발은 그들의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다.

보수가 오랫동안 국민의 지지를 받은 이유는 따로 있다. 나라를 일으키고 발전시켰던 이승만, 박정희를 상징 자본으로 삼았기에 국민이 보수 세력에 거는 기대는 좌파 운동권과는 다른 방향에 있다. 책임 있는 현실주의 정책, 국가 발전 비전과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믿음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내부 현실은 엄중하다. 경제적으로는 십수 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고 사회적으로는 양극화로 계층 분열의 양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국민이 보수 진영에 해법을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는 명확하다. 국가 비전 제시와 사회통합이다.

이승만, 박정희 정신을 계승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건국 당시 토지개혁은 시대정신이면서도 좌익이 선점한 의제였다. 그런데도 이승만 대통령은 과감히 수용하고 공산당 출신 조봉암을 등용해 지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토지개혁을 완수해냈다.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화 비전을 제시하여 ‘잘살아보세’라는 국민의 자발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며 경제 기적의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 10년간 보수 정권이 주도한 정책과 비전은 선대와 비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4대강 사업이 국가 비전이 될 수 있었을까? 실체조차 불분명한 ‘창조경제론’에 기대를 건 국민이 얼마나 됐을까? 양극화 해소를 위해 좌우파 기득권과 단절할 용기 또한 없었다. 급기야 최순실 사태로 인해 최소한의 도덕성과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믿음마저 산산 조각이났다. 한마디로 보수는 보수로서의 역할에 실패해서 무너진 것이다.

보수는 피해의식이 아니라, 자성의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좌파를 볼 게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그것이 보수의 살길이며 국민이 살길이다.
[ 많이 본 기사 ]
▶ 이해찬 출마선언… 예비경선 ‘단두대 매치’
▶ 21세기판 마타하리?…“러시아 女스파이 몸로비까지”
▶ “쓸데없는 훈시질”…北, 文대통령 ‘엄중심판’ 발언 원색비..
▶ ‘동료에서 적으로’…신일그룹 ‘150조 보물선’ 악연
▶ 에쿠스 탄 여성 출근길 대구 도심에 1500만원 뿌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최소 8명이 ‘3명 생존’경쟁에 탈락하면 엄청난 타격 불가피 정치생명 건 승부수 벌어질듯7선의 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
mark21세기판 마타하리?…“러시아 女스파이 몸로비까지”
mark에쿠스 탄 여성 출근길 대구 도심에 1500만원 뿌려
[속보]박근혜 ‘국정원 특활비·공천개입’ 1심 징역 8..
北석탄 운반선 2척, 오늘 오전까지 韓영해 있었다
방출위기서 ‘10억 러브콜’… 문선민 ‘인생역전’
line
special news ‘의병장 후손’ 피겨 영웅 데니스 텐 피습 사망
대한제국 의병대장 민긍호의 후손…대낮에 괴한 2명에 당해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영웅인 한국계 데..

line
블록버스터 맞먹는 ‘젖소 부인’… 에로물 연대기
박근혜 ‘국정농단’ 2심도 징역 30년·벌금 1185억 구..
주 52시간?… 직장인 절반 “아직도 월화수목금금금..
photo_news
에어버스 ‘하늘 나는 고래’ 초대형수송기 시험..
photo_news
피겨 민유라·겜린, 깨졌다···1억4천 후원금 탓?
line
[북리뷰]
illust
20세기 한국 정치 키워드는 ‘신파’였다
[인터넷 유머]
mark활명수 mark난센스 퀴즈
topnew_title
number “쓸데없는 훈시질”…北, 文대통령 ‘엄중심판..
‘동료에서 적으로’…신일그룹 ‘150조 보물선..
16세 소년이 연달아 홀인원·앨버트로스·버디..
특검, 안팎 암초에 수사 ‘삐걱’…첫 영장 기각..
러 최정예 해킹조직과 연결고리 추적… ‘트럼..
hot_photo
경찰·시민 힘합쳐 택시 ‘번쩍’…차..
hot_photo
배우 김진우, 가을 결혼…신부는..
hot_photo
박서준 ‘이 녀석’, 너무 잘나가네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