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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29일(金)
韓·美 사상 첫 法人稅 역전의 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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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학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40일이 넘었지만, 국무위원 구성도 완료하지 못한 채 정치권의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북한의 핵 도발과 미국의 강경 대응에 대한 위기감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 폭탄도 심상치 않다. 추가경정예산까지 대거 투입했지만, 청년실업은 해결될 기미가 없다. 소득 주도 성장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내세우던 문 대통령이 혁신 성장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실업 상황의 심각성을 암시하는 징표이기도 하다.

문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세제개편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한 것과는 딴판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고세율 35%를 20%로 낮추는 혁명적 감세안을 발표했다. 상하 양원의 다수를 장악한 여당인 공화당과의 협의도 마쳤다. 미국의 법인세율이 한국보다 낮아지는 사상 최초의 ‘세율 역전’이 개봉박두다. 영국은 20%, 독일은 15%의 대폭적 인하 대열에 합세했는데, 한국만 홀로 인상의 역주행을 고집한다. 법인세 인상안이 통과되면 북핵(北核)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외국자본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다.

법인세 인상의 논리는, 기업이 이익을 쌓아두고도 투자하지 않으니 이를 회수해 소득 주도 성장의 재원으로 쓰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쌓아놓은 과거 이익은 소급과세금지의 원칙 때문에 회수 불가능하다. 미래의 이익에 대한 세율을 높이면 투자가 위축되고 해외에서 얻은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반입할 유인도 줄어든다. 우리 기업의 해외 탈출은 늘고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는 줄어 고용은 더욱 나빠진다. 규제 혁파와 기업인 사기 진작을 통해 투자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 해법이다. 과세소득 2000억 원 초과분을 새로운 과세구간으로 만들어 세율 인상하는 건 ‘법인세율 구조 단순화’ 추세에도 어긋난다. 추가세율 구간 회피를 위한 소득 나누기 목적의 회사 분할과 해외소득의 국내 반입 시기 조정이 횡행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전 부총리가 주도한 기업소득환류세가 2014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됐으나 올해 일몰한다. 환류세는 이명박 정부가 25%에서 22%로 내린 법인세율 3%포인트를 겨냥한 것으로, 투자·임금증가·배당증가에 사용하지 않은 부분을 환수하는 취지로 도입됐다. 당초에는 투자와 고용 확대를 기대했으나 기업이 배당 증가에 집중함으로써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번 세법 개정안에는 환류세를 일몰시키는 대신 배당 부분은 없애고 투자와 임금증가 및 상생 지원을 적용한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의 신설이 포함됐다. 다만, 과세소득이 200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촉진세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과세소득 2000억 원 이하의 경우는 투자·임금증가·상생지원 실적에 따라 차등 과세하지만, 2000억 원 초과 기업은 무조건 세율을 3% 인상하는 게 요체다. 최고세율을 인상하기보다는 과세소득 2000억 원 초과 기업도 촉진세제 대상에 포함시키되 기업소득 사용 기준율을 더 높게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와 고용 및 상생협력을 활성화하면서 법인세율 인상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핵 위기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지금 ‘한국 홀로 법인세 인상’은 적절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화에 따른 인건비와 복지 확대에 따른 기업의 추가 부담이 무거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 법인세율 인상은 보류하고 혁신 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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