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美협상가들 바보로 만들었다…단 한가지 효과 있을 것”

구체적 방법 언급 안한 채 ‘군사옵션’ 압박이 유일 북핵 해법 시사
대북 대화 무용론 재차 강조, ‘트럼프식 모호한 화법’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과거 북한과의 협상은 “미국 협상가들을 바보들(fools)로 만들었다”며 “단 한 가지 수단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단 한가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군사 옵션’을 의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역대 대통령들과 그들의 정부는 25년간 북한과 대화해왔으며, 많은 합의가 이뤄졌고, 막대한 돈도 지불됐으나 효과가 없었다”면서 “합의는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훼손돼 미국 협상가들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감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한 가지’ 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동안의 발언에 비춰보면 군사옵션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5일 백악관에서 북한·이란 문제를 의제로 군 수뇌부와 회의를 한 뒤 “폭풍 전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라고 말했다. ‘폭풍’의 의미를 기자들이 묻자 “이 방에 세계 최고의 군인들이 있다.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을 중심으로 하는 대북 초강경 제재일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할 수 있지만 경제적 압박은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서 “군사 행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더 크게 시사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회의에서도 “독재정권이 우리나라와 동맹국에 상상할 수 없는 인명 손실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내게 폭넓은 군사옵션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군사옵션의 칼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휘두를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엄포형 화법’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군 최고 통수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역대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지도자이고, 북한의 핵 위협이 레드 라인을 넘었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행보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중대 위기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다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교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