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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0일(火)
공수처 설치 권고案의 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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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국회의원과 판검사, 2급 이상 고위공무원(대통령비서실·국가정보원은 3급 이상) 범죄의 수사 및 공소를 담당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진짜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지난달 18일 공수처 설치 권고안을 발표했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곧이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수처 창설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 설치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여야의 대선후보들이 공약했던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도 큰 편이다. 무엇보다 여론지지율이 70∼80%대를 넘나든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를 비판한다는 게 만용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공수처는 권력형비리 척결과 검찰 개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옥상옥, 삼권분립 위반 같은 정치적 논란을 떠나 기능 면에서 공수처는 부패 척결에 적합한 조직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감찰관의 예에서 보듯 혈세만 낭비하고 성과는 내지 못할 공산이 크다. 공수처가 주로 겨냥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의 뇌물 비리는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다.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 시절 대형 게이트 사건을 보면, 검찰이 기업의 배임·횡령 사건을 수사하다 비자금 조성이 드러나고, 이 비자금의 용처를 찾다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꼬리가 나온다. 공수처만 만들어 놓는다고 정치인의 비리가 그냥 드러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더구나 공수처 검사의 2분의 1 이상을 비검찰 출신으로 임명하게 되면 수사 전문성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공수처의 진짜 문제는 고위공직자 비리를 전담하면서 오히려 면죄부를 주거나 수사의 사각지대를 만든다는 점이다. 검찰이나 경찰은 제 일이 아닌 고위직 범죄 수사에 나설 일이 없고, 공수처는 고위직 비리를 밝혀낼 능력이 모자란다. 고위직 부패척결을 위해 만든 기구가 역으로 고위직 비리를 온존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공수처도 현재 검찰이 지닌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정치 중립성의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검찰개혁위 권고안에 따르면 2명의 공수처장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국회 추천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국회에서 여당 몫으로 2명을 확보하는 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법무부 장관,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법원행정처장까지 합쳐 대통령의 의중이 관철되는 구조가 된다.

여권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고 있기에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며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주장해왔는데, 이 공수처에도 검찰과 똑같이 수사권·기소권을 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수처의 권력기구화는 걱정되지 않는가. 여권의 주장에 진정성이 있다면 검찰 인사 개혁에 치중하는 게 옳다. 야권에 대한 수사는 지독하게 하고, 여권에 대한 수사는 대충한다는 검찰의 문제는 청와대와 법무부의 수사 개입에서 비롯됐거나 검찰이 알아서 긴 결과인데, 이는 대통령이 검사 인사권을 장악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과거 정권과 다르지 않게 검사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검찰의 정치 중립성이 우려돼 공수처를 만들겠다는 건 위선 아니면 무지다.

sdgim@
e-mail 김세동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세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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