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추석연휴 직후 첫 메시지서 “성장률 끌어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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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수석회의서 민생 강조

“혁신성장 전략도 속도내야”
소득주도 정책과 균형맞추기

“적폐청산은 司正이 아니다”
정치권 ‘보복’ 주장에 반박

‘개혁과 민생’ 동시에 언급
추석민심 반영 여부 주목

관심을 모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추석 연휴 국정구상 키워드는 ‘민생’이었다. 여전히 적폐청산을 강조했지만, 메시지의 전체적인 흐름은 ‘민생’이 향후 국정운영의 핵심 화두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취임 5개월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정책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추석 민심에서 감지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적폐청산을 포함한 개혁노선에 대해 여전히 고정 지지층의 호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일단 ‘민생’과 ‘개혁’의 균형을 맞추는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 ‘사정’이 아니라 ‘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경제 정책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추석 연휴 동안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민생과 개혁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엄중한 민심이었다”고 말했다. ‘민생’이 ‘개혁’을 앞선 대목이 눈길을 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어진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민생에 있어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성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등의 수치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새 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 주도 성장론이 지나치게 실험적이고 경제 상황은 좀처럼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감안해 참모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자리와 관련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일본이나 미국과 비교해 경제회복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 등으로 인해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해명과 지시가 오히려 논란을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국정운영 기조 변화 조짐은 최근 ‘혁신성장론’을 강조하면서 예고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6일 국무회의에서 “혁신성장에 대해 개념이나 구체적인 정책 방안을 덜 제시한 측면이 있다”며 “경제 부처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념을 정립하고 속도감 있게 집행 전략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 관련 수석실과 정부 관련 부처는 추석 연휴 동안 혁신성장 관련 청사진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병행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다만 그동안 소득 주도 성장에만 크게 관심이 쏠려 앞으로 균형을 잡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이날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등 혁신성장의 핵심 내용을 다루는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본격 가동되는 것도 문 대통령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문 대통령은 야당에서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적폐청산과 관련해 ‘관행의 개혁’이란 개념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설명한 것도 주목된다. 단순히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사정이 아니라 제도 개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과 개혁은 사정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간접적인 해명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