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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0일(火)
추석 민심 我田引水와 걱정되는 國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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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났다. 추석과 설은 정치권의 대목이다. 그래서 여야 의원들은 이런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의원들은 이 시기에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되도록 많은 유권자를 만나려고 한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밑바닥 민심을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추석 여론은 의원들 개인의 ‘주관적 해석’이 덧붙게 마련인데, 이번은 예외인 것 같다. 이번 추석 여론의 관심사가 지금의 안보 위기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여야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민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여론 형성에는 ‘폭풍 전의 고요’, 그리고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이 한몫했을 것이다.

물론 핵·경제 병진노선을 재차 천명한 김정은도 위기감 증폭에 한몫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절대 포기할 것 같지 않고, 미국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북한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분위기인 만큼 한반도 위기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민의 위기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국민의 위기감을 여야 의원들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여야는 적폐청산을 두고도 정치보복이다, 아니다 격돌하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두고도 서로 사과해야 한다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대립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이제 조금 있으면 시작될 국정감사에서 절정을 맞을 것이다.

이번엔 증인 채택 실명제를 시행한다면서, 과거보다는 증인 채택 남발이 줄어들 것이라고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의원들로서는, 국감(國監)이 스타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그래서 어떻게든 한번 튀어보려고 오버할 가능성이 커서 정작 필요한 증인보다는 화제성이 높은 증인을 부르려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감의 가장 큰 문제 중에는 증인 채택 남발 외에 자료 제출 요구의 남발도 있다.

이런 병폐의 근본에는, 스타가 되려는 의원들의 공명심에다, 전문성 부족, 그리고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의 전문성과 무관한 상임위에 배정하는 국회의 관행 등이 있다. 이것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니 이번 국감 역시 알맹이는 빠지고, 고성과 무차별적 대립만 난무할 가능성이 짙다. 한마디로, 국민이 가지는 위기감과는 무관하게, 나만이 옳고 나만이 잘났다는 식의 정치 쇼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런 정치권의 모습에 신물 나 한다. 국민은 정치권이 나서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지만, 이런 희망을 갖기 어려운 현실은 국민이 정치적 염증을 갖게 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 위기 극복 말고도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이런 사안들도 중요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안의 경중을 따지는 혜안도 필요하다. 사안의 경중을 따져 문제 해결 시도의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그 순서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지금 정치권을 보면 그런 혜안이 없는 것 같다. 혜안이 없으면 여론이라도 잘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여론을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선 곤란하다. 여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침묵하는 다수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 정치 본연의 존재 의미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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