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간 합작 ‘컬래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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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人출판 3곳 ‘아무튼’ 시리즈
공동 출간·마케팅 등 잇따라

특별판 특정 서점서만 판매도

출판계에서 출판사와 출판사, 출판사와 서점 간 컬래버레이션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문화와 예술 전 영역에서 일고 있는 컬래버레이션 열풍이 출판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다만 문화계의 컬래버레이션이 기본적으로 장르의 파괴와 넘나듦에서 추동됐다면 출판계의 컬래버레이션은 출판계 불황을 함께 넘으려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마음산책, 은행나무, 북스피어 등 3개 출판사가 어떤 책인지를 비밀에 부친 채 같은 판형, 같은 가격에 내놓고 공동마케팅을 벌인 ‘X 시리즈’, 민음사와 동네서점들이 함께 기획해 동네서점에서만 파는 쏜살문고, 교보문고의 ‘리커버 K’처럼 기존에 나와 있는 책의 표지를 새롭게 해 각 서점에서만 판매하는 서점과 출판사의 컬래버레이션 한정판이 상당한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이번에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등 1인 출판사 3곳이 공동으로 ‘아무튼 ’시리즈(사진)를 내놨다.

‘생각만 해도 좋고,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한 가지’ ‘인생에서 생각만 해도 설레는 것’을 대주제로 해, 부담 없지만 단단한 에세이 집이다. 1차분으로 ‘대리사회’의 젊은 사회학자 김민섭의 ‘아무튼, 망원동’, 인권운동가 류은숙의 ‘아무튼, 피트니스’, 목수 김윤관의 ‘아무튼, 서재’, 약사 장성민의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일러스트레이터 조성민의 ‘아무튼, 쇼핑’ 등 5권이 출간됐다.

출판사 3곳이 함께 책을 내는 아이디어는 코난북스의 이정규 대표가 냈다고 한다. 올해 2월 위고 출판사에 놀러 왔던 이 대표가 아이디어를 냈고 가까이 지내던 제철소 대표까지 불러 일사천리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신간은 출간 일주일도 안 돼 서점 매대에서 내려가고, 순문학이나 정치·사회 분야는 입지가 줄어드는 시대, 기존의 출판 영역 채널보다 SNS가 더 위력적인 시대라는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1인 출판사 3곳이 뭉친 것이다.

이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서로 의견을 내고, 저자의 초고에 대한 의견도 교환하며 교집합을 만들어냈다. 당연히 사은품도 공동으로 제작했고, 북 토크 등도 함께 진행하는 등 출판 후 활동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인 출판사가 셋 뭉친다는 기획 의도에 저자들이 흔쾌히 응하면서 1차분 5권 이외에 10편이 넘는 책이 출간 예정 목록에 올라있다. 이 중 4∼5편은 연내에 2차분으로 출간된다. 현재 잡혀 있는 주제는 관성, 그릇, 방콕, 서핑, 소주, 스릴러 등이다. 책은 140쪽 내외 분량에 손에 잡히는 문고판 판형으로 책값은 9900원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