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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식카페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1일(水)
20代 해외여행 11년새 고작 0.7%P ↑… ‘젊은 욜로族’은 허상
2005년 16.4% → 2016년 17.1%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2030세대를 중심으로 욜로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오전 추석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고 입국한 여행객들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붐비고 있다. 뉴시스

- 김지윤·제임스 김의 데이터로 보는 세상… ⑧ ‘욜로 라이프’ 즐기는 청년 얼마나 될까

‘한 번 사는 인생 즐기자’ 모토
최악 청년실업 등 세태 비관한
젊은층 현실대응 태도로 해석

실제론 구매력 가진 2030 적어
10년간 오락지출 5만원 늘 때
주거비용은 10만원이나 증가

1인가구 15년간 늘어났지만
60代 이상이 30%대로 최다
20代는 되레 25→18% 감소

해변에서 수상 스포츠 즐기고
나홀로 여행 등 광고는 마케팅
‘럭셔리 20代 1인가구’ 극소수


◇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 드레이크라는 래퍼의 노래 ‘모토(Motto)’에서 시작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홍보 영상을 거치며 널리 알려지게 된 욜로. 연말에 쏟아져 나오는 트렌드 예측 분석가들이 2017년의 키워드로 지목한 탓인지, 한국은 욜로 열풍이다. 쉽게 말하자면 ‘한 번 사는 인생, 눈치 보지 말고 내 맘대로 살자’는 것이 욜로의 모토이다.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2030 청년 세대는 기성세대와 같은 삶의 방식을 보이지도 않으며, 추구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이들의 소비 행태나 라이프 스타일 역시 다르다고 한다. 언론에 소개되는 예시들은 다음과 같다. ‘모터사이클 동호회에 속해 있는 A씨는 수천만 원 하는 B사 모터사이클을 샀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녀에겐 스트레스로 가득 찬 일상을 탈출하게 해주는 유일한 취미이다. 그렇기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어쩌고저쩌고….’ 예전에 절약해서 한 푼 두 푼 모아서 저축하는 모습은 왠지 고리타분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쩌면 역사적으로 모든 청년 세대가 외쳐왔던 ‘난 엄마, 아빠처럼은 안 살 거야’가 결국 그 핵심인 듯하다.

이러한 욜로 현상을 많은 사람이 사회학 혹은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려 노력한다. 많이 언급되는 것이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맞닥뜨린 현 젊은 세대의 대응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 사회·경제적 문제 중 하나가 고착되다시피 한 소득 불평등과 계급 상승의 불확실성이다. 예전처럼 아끼고 저축하고 대출해서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보다 삶이 윤택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미래가 불확실한 정도가 아니라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런 미래를 위해 현재 삶을 희생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런 비관적인 전망이 이른바 ‘현재를 즐겨라(Carpe Diem)’는 태도로 전환한 것이다. 혹자는 개성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엄 세대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현상이라고도 이야기한다. 남들과 다른 인생관, 남들과 다른 목표, 남들과 다른 취향 그리고 남들과 다른 소비 형태를 보인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 상대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워가는 전형적인 트랙을 거부하고, 오롯이 자신을 위한 삶을 추구한다. 이 모든 것이 욜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궁금해진다. 청년 실업이 최대라는 지금,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라는 암울한 상황에서 청춘들은 어렵사리 희망을 꿈꾸고 있다는데, 이렇게 팍팍한 삶 속에서도 취미 생활에는 아낌이 없다는 것인가.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도 미루고, 연애도 안 한다던 그들이 아니던가. 결혼을 해도 아이는 갖지 않거나 되도록 늦게 가지려고 한다는데, 동시에 욜로를 외치며 아이슬란드로 떠나는 건 또 뭔가.



◇ 늘어나는 1인 가구, 내 꿈을 좇아라 = 욜로족이 등장하고 언론은 인구사회학적 그리고 가구 유형의 변화에 주목한다. 먼저, 저성장과 불황 때문에 이전 방식으로 월급봉투와 자산을 운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가를 감안한다면 은행예금 금리는 제로나 다름없다. 부동산 투자도 목돈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열심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봤자 미래가 윤택해질 거라는 희망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나 하나 건사하기에도 팍팍한 삶에 많은 사람이 결혼을 늦추게 되고, 자연스럽게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1인 가구는 증가 추세이다. 혼자 살게 되면서 원하는 부분에 자유로운 소비가 가능해졌다. 결혼을 위해 굳이 집 장만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당연히 결혼 비용도 필요 없다. 혼밥·혼술과 같은 유행어까지 생기면서 새로운 여유도 생긴다. 나만을 위한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설사 결혼하더라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출산·양육을 꺼리고 있다. 출산 준비 비용도 나가지 않고, 여성은 경력 단절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도 블랙홀처럼 월급봉투를 빨아들이는 자녀 교육비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계속 커지는 추세이며, 2015년 27.2%를 기록하기도 했다. 몇몇은 이 수치가 2035년에는 무려 34.3%로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뿐만 아니라, 결혼을 했더라도 자녀가 없는 비자녀 부부 가구도 증가 추세에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새로운 가구 형태와 생활 방식은 새로운 소비 패턴을 불러왔고, 그 중심에 욜로가 있다.



◇ 통계 뜯어보기 = 그런 까닭에 욜로는 이제 기업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테마가 되었다. 그런데 욜로 현상과 욜로족은 과연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일까? 먼저 1인 가구의 증가를 살펴보자. 분명히 한국의 1인 가구는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1인 가구의 주된 연령층은 60대 이상 노년층이다. 배우자를 먼저 보내거나 황혼 이혼을 한 노년층의 증가가 1인 가구 증가의 주요 원인인 것이다. 실제로 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평균연령은 53.84세로 전체 평균 가구 연령인 48.36세보다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는 가구원 수에 따른 전 가구 형태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2인 가구의 평균 연령이 53.64세, 3인 가구의 평균 연령이 46.43세였고, 가장 젊은 가구는 4인 가구로 43.82세였다. 많은 이가 1인 가구 혹은 자녀 없이 부부로 구성된 2인 가구 하면 젊은 세대나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을 떠올린다. 그러나 실상은 홀로된 노년층이나 장성한 자식들이 떠나고 부부만 남은 ‘빈 둥지(Empty Nest)’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1인 가구 중 젊은 층만 살펴보자. 구매력 있는 젊은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자 계층으로 떠오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약 15년 동안, 20대 1인 가구가 전체 1인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5%에서 18%로 떨어졌다. 60대 이상 1인 가구는 30%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고, 비율이 늘어난 연령층은 50대와 40대로 각각 2000년에는 13.4%, 11.2%였던 것이 2015년에는 16.3%와 16.9%로 증가했다. 젊은 층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30대와 20대의 소득이 60대에 비해 높다고 하더라도, 소비자 중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당연히 1인 가구의 경제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50%에 육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을 감안하면, 1인 가구 숫자는 증가하겠지만 이들의 전체 구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1인 가구·혼밥·혼술·혼여행 등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욜로족을 매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의 소비지출력은 과연 욜로 현상을 부추길 만큼 상승했을까. 2006년과 2016년, 10년 동안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을 살펴보았을 때, 모든 세대에서 지출 비율이 낮아졌다. 경제 불황과 저성장 시대, 오르지 않는 월급봉투는, “욜로”를 외치며 소비를 진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갑을 닫게 했던 것이다. 가구주의 나이가 39세 이하인 경우 소득에서의 소비지출 비율이 63.2%에서 57.8%로 하락했다. 이들의 지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음식·숙박·교통·식료품 그리고 주거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소비 패턴에서 10년 동안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10년 전인 2006년에도 음식·숙박·교통·식료품 그리고 주거 비용은 이들의 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었다. 그것도 비슷한 비율로. 오락·문화 비용이 5.7%에서 6.2%로 약간 늘어나긴 했지만 2006년 오락·문화에 쓴 금액이 10만8943원이었고 2016년 15만9347원이니 10년 전보다 5만 원 정도 더 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거 비용 역시 2006년 19만6252원에서 2016년 29만1123원으로 10만 원 가까이 늘어났으니, 실제 액수로서 주거 부담은 더 커진 것이다. 여전히 가장 지출을 많이 하고 있는 가계는 가구주 나이가 40세에서 49세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지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자녀 교육비였다. 한국 내수 시장의 소비를 이끌어가는 것은 여전히 전 연령층의 허리인 40대였다. 청년 계층의 소비 형태는 1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전 세대에 걸쳐 지출 비율은 줄어들었고 청년 계층도 예외는 아니었다.

▲  김지윤·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쯤 되면 욜로를 외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젊은 세대 중 욜로를 외칠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여기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에서 2030세대 73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자신을 욜로족이라고 규정한 답변이 44.4%로 나타났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이다. 복수 응답을 허용했을 때, 이들의 버킷 리스트에는 여행(88.7%)·외국어 배우기(50.8%)·운동 한 종목 이상 마스터하기(48.2%) 등이 등장했다. 역시 여행은 누구에게나 로망인가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 얼마나 여행을 다니고 있는지의 문제다. 한국 관광 통계가 제공하는 연령별 출국자 비율을 보면, 여전히 가장 외국으로 많이 나가는 연령대는 30대와 40대이다. 물론, 이들의 출국 목적이 여행을 즐기기 위한 것인지 사업상 출장인지는 주어진 자료로 구분하기 어렵다. 20대가 전체 출국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의 16.3%에 비해 2016년 17.1%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10여 년 전인 2005년 당시 16.4%였던 것에서 0.7%포인트 상승한 것에 불과하다. 가장 큰 상승을 보인 세대는 50대로 2005년 전체 출국자 중 13.4%를 차지했던 것에서 2016년에는 16.2%로 늘어났다. 경제적 여유가 아직 있고 의료 기술의 발달로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도 끄떡없는 체력을 갖추게 된 이들이야말로 오히려 욜로를 외쳐야 할 것 같다. 광고 주인공의 연령을 좀 높여야 하지 않을까.



◇ 누구를 위해 욜로를 외치는가 = 젊은 세대가 자신만의 개성을 찾고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젊은 세대는 늘 그래 왔고, 또 그러할 것이다. 기성세대를 닮고 싶은 젊은 세대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욜로엔 매우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한 번 사는 인생, 남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방식대로 열심히 산다는데, 얼마나 기특한가. 문제는 광고에서 선전하는 욜로 라이프는 수많은 라이프 스타일 중 매우 일방적인 (그리고 일부만 가능한) 하나의 방식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마케팅의 힘이다. 젊은 여성 서너 명이 이국적인 해변가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첫눈에도 시크한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르네상스가 넘실거리는 뒷골목을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모습.

그러나 실제로 한국 청년 세대 중 이러한 럭셔리 라이프를, 욜로를 외치며 촌스럽게 가슴 졸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청년은 얼마나 될까. 한국의 많은 청년은 아직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밤을 새우고 있고, 숙제를 위해 와이파이를 찾아 커피 전문점을 헤매고 있다. 결혼 비용을 어떻게 하면 아껴볼까 고민하고, 출산 후 기저귀값·분유값·어린이집 비용 계산하느라 머리 깨지는 경험을 반복한다.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이것도 욜로다. 미래가 암담해도 노력해보는 것, 꿋꿋이 책임감 있게 일을 해내는 것,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책임져 보는 것. 그들의 이런 특별한 욜로에도 한마디 보태야 하지 않을까. ‘그뤠잇’이라고. (문화일보 9월 6일자 28면 7 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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