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外리스크 잠재우러 미국行 金부총리… 환율보고서·대북제재 등 전방위 대화

므누신 재무와 양자회담 예정
中 재무와 만남은 아직 미정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에서 대외 리스크(위험) 확산을 막기 위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한·중 재무장관 회담은 이번에도 불발될 가능성이 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 이후 한국에 대한 중국의 노골적인 홀대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부터 16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므누신 재무장관 등과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특히 김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의 양자 회담은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의 의회 제출 마감 시한(10월 15일)과 시기적으로 겹쳐 관심을 끌고 있다.

김 부총리가 므누신 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미국이 한국을 환율 분야의 ‘심층 분석 대상국(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하도록 약속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 대북 경제 제재와 관련된 ‘물밑 대화’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무디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임원과 만나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최근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문화일보 10월 10일자 8면 참조)

그러나 이번에도 한·중 재무장관 회담 계획은 현 상황에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통화스와프협정이 10일로 종료된 상황에서 한·중 재무장관 회담이 성사되지 못하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후 냉랭해진 한·중 경제 관계가 단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중 재무장관 회담은 사드 배치 이후 잇따라 무산되다가 지난 6월 16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서 11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그 뒤 맥이 끊겼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 부총리의 방미는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경제를 둘러싼 해외의 불안한 시각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