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1당 놓칠라” 국민의당에 연대 손짓

당정협의 참여 등 제안할 듯
한국·바른정당 보수통합 땐
文정부 국정운영 부담 배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의 보수 재통합 추진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인위적인 정계 개편 추진에는 선을 그은 채 개별 의원 차원에서 국민의당 의원들과의 정책 연대 및 공조 등 접촉면을 늘려가는 수준이다. 그러나 보수 통합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과 2018년 6·13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진보 통합을 추동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11일 보수 통합 움직임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장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민주당이 원내 1당 지위마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여소야대 구도로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터에 부담이 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 진영이 통합해 원내 1당에 오를 경우 관례에 따라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을 야당이 가져갈 수 있다. 이럴 경우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보수 통합은 궁극적으로 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도 전면 재검토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진보 진영이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으로 나뉜 상황에서 유력한 보수 통합정당이 떠오를 경우 선거 구도가 ‘진보 다(多) 대 보수 일(一)’의 양상으로 재편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도 진보 통합 또는 선거연합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가 수시로 통화하고 만나면서 연대의 틀을 모색해 왔다”며 “초선이나 중진 의원들끼리의 모임을 비롯해 정책포럼을 이어 나가고 당정협의에 국민의당의 참여도 보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친분이 있는 국민의당 의원들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며 “국정감사가 끝날 때쯤이면 연대 방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