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도시정비사업 ‘최강자’

올 들어 4조6507억 수주
대우건설 2위, GS건설 3위
“중소업체 설땅없다”비판도

올해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이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서울 등의 도시정비사업 대부분을 시공능력평가(시평) 순위 10위 이내 건설사가 수주,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한건설협회와 재건축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22조 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정비사업 물량은 4분기에도 3조 원 이상 나올 전망이어서 지난해 24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입찰이 끝난 서울 서초구 반포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 시공사에 선정돼 4조6507억 원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대우건설로 2조6000억 원을 따냈다.

이어 GS건설이 1조4799억 원, 롯데건설이 1조3788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시평 1위 삼성물산은 올들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사실상 뛰어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대형 4사가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규모가 10조 원에 육박하는 등 10대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 시장을 장악하면서 중견·중소건설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브랜드 파워 등에서 대형사에 밀리면서 시공사 입찰 경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975-35일대 단독주택을 재건축하는 방배14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에서 호반건설은 롯데건설에 고배를 마셨다. 또 상반기에 있었던 광주 계림2구역, 부산 대연2구역 등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동양건설산업과 신동아건설이 시공권 확보에 실패했다.

건설·시행업계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대형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무한(?)진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파트는 장치 산업으로 중견·중소사에 적합한 업종인데 대형사들이 브랜드와 자금력을 내세워 독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브랜드 영토’ 확대를 위해 과도한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주거문화 혁신이라는 도시정비사업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며 “대형사 과열경쟁과 독과점에 따른 분양가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