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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1일(水)
‘6·25는 대리戰’ 글 추천한 청와대의 위험한 안보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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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맨부커상을 수상해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진 소설가 한강의 뉴욕타임스 기고문이 현 청와대의 안보관·대북관·역사관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그의 기고문 중에 ‘한국전쟁은 강대국 간의 대리전(代理戰)’ 등의 주장이 있음에도 청와대가 공식 페이스북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좋은 글이니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소설가 개인의 특정 견해나, 이를 기고문 형식으로 실은 외국 언론에 대해 정색을 하고 왈가왈부할 필요까지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청와대의 추천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지난 8일자 신문에 게재된 기고문의 헤드라인은 ‘트럼프가 말하면 서울은 전율한다’이다. 그는 “한국전쟁(6·25전쟁의 국제적 표현)은 이웃 강대국들에 의해 한반도에서 벌어진 대리전이었다”면서 “한국이 또다시 대리전 위협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우리는 평화가 아닌 어떤 해결책도 의미가 없으며, 승리라는 것은 비웃음거리이자 텅 빈 슬로건”이라고도 했다.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에 일부 번역본과 뉴욕타임스 인터넷 주소 등을 게재했다.

6·25전쟁은 김일성이 남한 공산화를 위해 마오쩌뚱, 이오시프 스탈린과 사전에 모의해 일으킨 남침 전쟁이었다는 것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있다. 대리전이나 내전으로 보는 시각은 1980년대 운동권에 풍미했던 좌파·종북적 사관이다. 그러나 소련 붕괴 후 새롭게 발굴된 사료를 통해 역사적 진실이 확인됐다. 아직도 이런 시각을 견지한다면 김일성의 전쟁범죄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기고문에도 노근리 사건 등 미국 책임을 부각했을 뿐, 남침이나 핵무기 개발 등 평화 파괴자로서의 북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대리전 부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전반적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5부 요인 초청 만찬에서 “안보 상황이 어려운 것은 외부에서 안보 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듣기에 따라서 안보위기 조성자가 미국으로 읽힐 수 있고, 좋게 봐도 북한과 미국을 동렬에 두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가 북한의 남침과 도발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인식을 보여준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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