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어부 조작 간첩단 희생자,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 재심 판결에서도 무죄

지난 1972년 발생한 납북 어부 조작 간첩단 사건 희생자들을 이중으로 옭아맸던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 혐의도 무죄라는 재심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형사1부(장찬 부장판사)는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각 8개월과 1년 6개월의 징역살이를 한 박춘환(71) 씨 등 3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죄 증거들이 수사단계에서 불법구금과 고문 등 가혹 행위로 만들어져 증거능력이 없거나 신빙성이 없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박 씨가 1972년 북한을 고무·찬양하고 국가기밀을 탐지·수집하는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징역 7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후 만기 출소한 사건은 이미 2011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다. 박 씨는 간첩죄에 대한 재심 무죄 판결에 이어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8개월간 옥살이한 사건에 대해 이번에 두 번째로 재심 청구를 해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한 피고인이 두 차례의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박 씨의 변호인은 이번 무죄 판결에 대한 형사보상과 국가배상을 준비 중이다.

한편, 이번 재심 판결에서 무죄를 받은 나머지 오모(1927년생) 씨와 허모(1941년생) 씨 등 2명은 이미 고인이 돼 유가족들이 재심 청구를 제기했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