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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onsumer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2일(木)
주의사항요? 설명서 보세요!… 가전제품 전문매장 ‘묻지마 판매’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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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 구입했다가 화재 날 뻔
항의했더니 “우린 판매 대행”


가전제품 전문 매장이 판매에만 혈안이 돼 기본적인 주의사항도 알리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회사원 김모 씨는 지난 5월 관악구 봉천동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전자오븐을 샀다. 고온으로 가열되는 오븐이기에 꼼꼼히 매장 직원에게 안전성과 사용 방법을 물었다. 직원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고, 자세한 사용법은 배달 설명서에 나온다’며 김 씨를 안심시켰다. 다음날 설치기사가 김 씨의 집으로 찾아와 원래 사용하던 전자레인지 자리에 새로 구매한 오븐을 설치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듯했다.

하지만 바로 문제가 생겼다. 오븐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감자를 넣어 구웠는데, 화학약품 타는 냄새가 났다. 전기오븐의 위쪽으로 30㎝가량의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빈틈이 거의 없는 곳에 오븐이 설치돼 요리하며 발생한 열기로 수납장이 그을리고 접착제가 녹았다.

김 씨는 “애초 수납공간 크기를 잰 뒤 판매 직원에게 공간이 충분한지 문의했지만, 제품 크기만 보고 ‘넉넉하다’고 답했다”며 “설치기사는 여유 공간이 부족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역시 아무런 말도 안 해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자칫 방심했으면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항의하는 김 씨에게 오븐을 판매한 매장은 ‘악성 소비자’ 취급을 하며 “판매만 대행하는 곳이니 어쩔 수 없다”는 반응만 내놨다. 항의를 계속하자 매장 측은 결국 제품을 반납해줬지만, 열기에 그을린 수납장에 대한 변상은 고사하고 사과의 말도 하지 않았다.

가전제품 매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지만, 정확한 통계는 업체들이 비공개로 하고 있어 확인이 어렵다. 한국소비자원은 개별 제품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있지만, 판매처에 대한 불만 분류는 따로 하고 있지 않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가전제품 매장에서 불편을 겪는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상에는 가전제품 매장에서 산 제품의 설치나 사용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데도 무책임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끊이지 않는다. 한 네티즌은 6월 김 씨가 오븐을 구매한 곳과 같은 가전제품 매장에서 에어컨을 구입해 설치했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설치한 뒤에는 에어컨에서 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설치기사와 매장 측에 모두 항의했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해하며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소비자들이 느낀 불만의 배경에는 가전제품 전문매장이 값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데만 몰두하면서, 제품을 만든 납품업체의 사후 관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전자제품 전문매장 등 유통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런 유통업체들이 납품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하며 판촉행사를 해왔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무리한 판촉행사가 줄어들면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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