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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2일(木)
당원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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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당원(黨員)은 당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자신들끼리만 대화를 나누게 될 것 같다. 당내 혁신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가 당원을 네트워킹하는 ‘당원 지도’라는 소셜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한다고 한다. 당원이 이 커뮤니티에 접속해 자신의 위치와 정보를 기재하면 구글 지도에 해당 내용이 표시되는 방식이다. 식당이나 가게 입구에는 민주당 로고 스티커를 붙여 당원이 운영하는 사업장임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추미애 대표는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 강서구의 한 갈비집에서 ‘당원가게 1호점’ 지정식 행사를 열고 입구에 민주당 로고 스티커를 붙였다. 최재성 정발위 위원장은 “내 주변의 당원은 누구인지, 당원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사업장을 알 수 있게 당원을 연결해 주는 일종의 자기 호명운동”이라고 밝혔다.

미국이나 유럽 등 정당의 역사가 오래된 곳에서는 지지 정당이 대를 잇거나 자신의 집 앞에 당의 깃발을 꽂는 등의 방법으로 정치적 성향을 표시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커밍아웃’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경제활동까지 정치색을 덧씌워 편 가르기를 한다는 우려가 크다. 자영업까지 정치색을 띨 경우 민주당원들끼리만 소비하고 소통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민주당 로고를 붙인 식당에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마음 편히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야당의 시각도 비판적이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전 국민을 상대로 한 화이트리스트이자 블랙리스트로 오해받지 않을까. 민주당원이 아니면 이제 장사하기도 어렵겠다”고 지적했다. 전(前) 정권과 전전(前前) 정권에서 진보 성향의 연예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출연을 제한한 것을 ‘적폐(積弊)’라고 하는 마당에 자영업도 편 가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집권 여당 스티커를 붙이고 있으면 구청 등에서 제대로 단속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런 당원 가게 표시가 영업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아직 정당에 대한 일체감이 약한 국내 정치 현실에서 당원이라고 해서 굳이 이 가게만 찾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히려 다른 당 지지자나 무당파인 고객들이 정치색을 이유로 꺼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민주당 실험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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