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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2일(木)
SNS 마녀사냥은 민주주의의 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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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

인터넷 세상의 좋은 점은 많다.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신속하게 전할 수도 있다. 또, 마음껏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다. 내 의견에 동의를 받고 내 존재를 인정받는 데서 오는 기쁨도 즉각적이다. 그러한 매력 때문인지 ‘카페인(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중독’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면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게 마련이다. 바로, 사실이 아닌 가짜 정보의 범람이다. 처음엔 추측에서 시작된 것이 사회관계망(SNS)을 넘나들면서 이후 확실한 것으로 포장돼 여기저기에 전해진다. 허위가 사실이 되고, 가짜가 진실이 돼 SNS를 타고 마구 확산된다. 온라인 군중심리에 휩쓸린 악플도 문제다. 즉각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쉽다. 그만큼 자극적인 표현의 댓글을 생각 없이 즉각 쓸 수 있게 된다.

지난 추석은 열흘이나 되는 긴 연휴였다. 사상 최대의 인파가 인천공항을 이용했고, 동물원·공원·고궁은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그러나 필자에게 지난 연휴는 무척이나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댓글심리전 자문에 응한 심리학자로 지목돼 근거 없는 모함들이 SNS상에서 계속됐기 때문이다.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그 안에서 작동하는 군중 파워도 매우 강렬하다. 그래서 개개인의 의도보다 훨씬 더 강한 힘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다. SNS를 하지 않는 필자로서는 처음엔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후 관련 이야기를 접했을 때는 나만 결백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SNS의 특징상 그냥 군중심리에 끌려서 아무 생각 없이 댓글을 단 것이라고 이해했다. 그러나 추측은 어느 순간 확신으로 둔갑했고, 이제 필자는 자문(諮問) 심리학자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 지면을 통해 분명히 밝혀 둔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국정원 댓글 자문에 응했거나 자문위원을 한 사실이 없다. 더 이상 필자에 대한 터무니없는 조작을 그만두길 호소한다. 워낙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렇듯 높은 관심 속에서 다양한 추측을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글을 퍼 나르기 전에 사실 확인은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군중심리에 이끌려서 무조건 퍼 나르고, 이에 동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허위 조작의 대가가 얼마나 클지 가늠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전 정부들의 잘못일 수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답답함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그게 사실이라면 잘못은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자문에 응한 심리학자가 누군지 국정원에서 먼저 밝혀내야 한다. 어떤 자문이었는지의 옥석도 중요하다. 정상적인 학자라면 그런 어처구니없는 자문에 응하겠는가. 바로 그 첫째 고리가 밝혀져야 진실도 드러날 것이다.

정부나 언론은 사실 여부가 명확하게 확인된 정보를 내보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SNS상에 정보를 올리는 네티즌들은 좀 더 신중하기 바란다. SNS상에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민주 사회의 적(敵)이다. 차분하게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네티즌이면 좋겠다. 추측을 사실로 만들어 올릴 때 그 상대가 받을 상처를, 그리고 본인들이 지게 될 책임을 한 번쯤은 생각했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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