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재’ 앞세워…‘바스켓 大權’ 노리는 전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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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후 한 번도 정상 못 올라
포지션별로 최장신 포진 장점
유 감독 “칭찬받는 날 많을 것”

전자랜드는 1997년 한국농구연맹(KBL)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7시즌에서 6차례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매번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좌절했다. 그래서 만년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그런데 올 시즌엔 다르다. 창단 이후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도훈(50) 전자랜드 감독은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유 감독은 “올 시즌엔 사고 한 번 단단히 치겠다”며 “칭찬받는 날이 참 많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물론 믿는 구석이 있다. 박찬희(30·190㎝·왼쪽 사진), 정효근(24·201㎝·가운데)과 강상재(23·200㎝·오른쪽) 등 토종 삼총사의 기량이 절정을 뽐내고 있어 정상 도전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유 감독은 판단하고 있다.

포인트가드인 박찬희, 포워드인 정효근과 강상재는 포지션별 최장신으로 분류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 농구는 흔히 ‘키 싸움’에 비유된다. 키가 크면 일단 매치업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야전사령관 박찬희는 지난 시즌 KGC 인삼공사를 떠나 전자랜드로 옮겼고 54게임에 빠짐없이 출장하며 생애 처음으로 어시스트 1위(7.44개)를 차지했다. 박찬희의 볼 배급 솜씨는 부쩍 향상됐지만, 지난 시즌엔 처음 손발을 맞춘 탓에 동료들과의 호흡에서 아쉬움이 남았고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 막차(6위)를 탔다. 이적 2년 차이기에 올 시즌엔 박찬희를 중심으로 한 조직력이 배가돼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유 감독은 설명한다.

정효근과 강상재가 박찬희의 ‘타킷’. 프로 입문 4년 차인 정효근은 체격조건에 비해 기량이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세기를 가다듬는데 주력하면서 한 단계 성숙했다. 정효근은 지난 시즌 게임당 8.4득점을 올렸다. 2점 야투에 의존했고, 성공률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의 전천후 슈터 문태영(39)을 롤모델로 삼고 슛 훈련에 몰두, 정확도를 높였다. 정효근은 매일 300개의 슛을 던지며 ‘영점’을 잡았다. 팀내 선배 슈터이자 주장인 정영삼(33)은 “정효근은 비시즌 동안 가장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면서 “올 시즌 정효근을 눈여겨 봐달라”고 강조했다.

강상재는 지난 시즌 50경기에 출전해 평균 8.16득점(4.7리바운드)을 유지, 신인왕으로 선정됐다. 기동력과 스피드를 갖춰 데뷔 시즌에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근육과 근력이 부족해 몸싸움에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골밑에서 밀렸던 이유. 그래서 올 시즌에 대비, 몸을 강철처럼 조련했다. 특히 역도 트레이닝을 자처, 하체를 강화했다. 역도 훈련을 통해 순발력과 체력을 보강하면서 이젠 골밑을 파고들고 골밑에서 버틸 힘을 축적했다. 유 감독은 “강상재는 몸싸움이 확실하게 향상됐다”면서 “지난 시즌과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자랜드 토종 삼총사에 용병 조쉬 셀비(187㎝), 아넷 몰트리(206㎝)가 가세했다. 셀비는 득점력과 패스력을 겸비했고, 몰트리는 10개 구단 용병 가운데 로드 벤슨(DB·206.7㎝) 다음으로 키가 크다. 김동광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전자랜드는 박찬희, 정효근, 강상재 등 토종의 하모니가 돋보이고 국내, 외국인 선수의 조합은 이상적”이라며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