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7.18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사회일반
[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3일(金)
정치사찰 논란 빚은 ‘통신조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통화내역 추적은 영장 필수 … 가입자 정보 확인은 不法 아냐
매년 1000만건 통신조회 … 사생활 침해 막을 방안 마련해야


지난 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뜬금없이 ‘정치사찰’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권은 물론 검·경 등 수사기관까지 논란에 휩싸였다. 홍 대표는 “한 달 전인가 내 수행 비서에 대한 통신조회를 군·검·경 등 다섯 군데서 했다”며 “이것은 정치사찰이자 정치공작공화국”이라고도 했다. 이에 곧바로 검찰과 경찰, 군 등 홍 대표 수행비서의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조회를 한 기관에서 해명했다. 법조계에서는 홍 대표가 정치사찰이라고 보기 힘든 ‘통신자료조회’와 ‘통신사실확인’을 오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 대표 주장을 계기로 개인의 통신자료·계좌에 대한 권력기관의 수사와 악용 가능성에 대해 알아봤다.

1 통신자료조회는 무엇

홍 대표가 자신의 수행비서에게 권력기관들이 여섯 차례에 걸쳐 실시했다는 것은 정확히 ‘통신자료조회’다. 통신자료조회는 법원의 영장이나 그에 준하는 허가가 필요 없다. 대신 그만큼 기본적인 인적 사항만 제공된다. 경찰이나 검찰 등의 서면 요청에 통신사나 포털사업자는 해당 전화번호 가입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입일, 해지일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홍 대표 주장대로 홍 대표 비서의 통화내역을 조사한 게 아니라 어떤 범죄피의자 A 씨와 통화한 여러 전화번호의 ‘주인’이 누군지 찾다가 그중 한 명이 홍 대표 비서로 확인된 것뿐이다. 다시 말해 홍 대표 비서는 수사대상이 아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13일 “공범이 있는 사건, 상대방이 있는 사건,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의 경우 휴대전화 내역 등을 통해 통신자료조회는 필수적인 수사 과정”이라고 밝혔다. 대법원도 이 정도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민간인에 대한 통신자료조회가 이뤄질 경우 사찰 혹은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홍 대표 수행비서 건의 경우 경찰 등은 경남 지역 정치인의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통신자료조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 통신사실확인과의 차이는

통신사실확인은 통신자료조회와 다르다. 법원의 영장에 준하는 통신사실확인조회허가서를 발부받아 특정 인물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 전체를 추적하는 것이다. 이는 특정인이 언제, 누구와 얼마나 통화했는지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것인 만큼 수사기관이 임의대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절차에 따라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검사 출신인 홍 대표가 통신자료조회와 통신사실확인을 구분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반응이다.

예를 들어 A라는 피의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인하는 것은 통신사실확인이며 A의 통화 상대방 입장에서는 통신자료조회가 이뤄지는 셈이다. 통신사실확인의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본인에게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음이 통보된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3 사생활 침해 가능성은

검찰과 경찰은 통신사 등으로부터 받은 정보는 일정 기간 지난 후 폐기된다고 한다. 다른 곳으로 유출되거나 악용될 여지도 없다는 게 수사기관의 공통된 설명이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통해 받은 인적사항은 7일이 지나면 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삭제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자료조회가 매년 1000만 건가량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용이나 오용 가능성을 줄이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13년 이후 KICS에 저장된 수사대상자 개인정보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KICS에 저장된 수사대상자의 개인정보는 9180여만 건에 이른다. 상당수는 중복된 경우도 있지만, 피의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참고인의 개인정보까지 포함된 수치다. KICS는 경찰, 해양경찰, 검찰, 법무부, 법원 등 5개 기관이 운영하는 형사사법업무처리시스템이다.

4 남용 가능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은권(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5∼6월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은 개인의 실시간 위치정보 및 통화내역, 인터넷 접속 기록까지 알 수 있는 개인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약 40만 개 열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수사기관의 공권력 집행이 갑자기 증가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신사실확인 자료 열람 건수가 대통령선거 전인 지난 1월 4만6516건, 2월 6만4406건, 3월 8만2164건, 4월 7만8097건 등이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 11만5010건으로 늘고 특히 6월은 28만4921건으로 1월보다 6배 이상으로 증가한 데 대한 의혹 제기다. 법원 허가를 받는 ‘통신사실확인’과 달리 통신 3사가 수사 및 정보기관에 휴대전화 가입자 명의 등을 제공하는 ‘통신자료조회’ 건수는 2014년 1296만7456건, 2015년 1057만7079건, 2016년 827만2504건, 2017년 1∼6월 336만8742건으로 집계됐다.

5 국정원의 정보수집과 수사는

국가정보원은 전기통신사업법과 테러방지법 등에 근거해 통신자료조회와 계좌 추적 등을 할 수 있다. 정보통신보호법 제83조 3항은 수사기관이 국가안전보장 등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자에 이용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이용자의 주소 등을 요구할 경우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2016년 6월부터 시행된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의 정보 수집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테러방지법은 국가정보원장이 테러위험 인물에 대해 출입국, 금융거래 및 통신 이용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테러에 이용되었거나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지급정지 등의 조치를 금융위원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테러 위협 인물에 대한 개인정보와 위치정보를 위치정보사업자에게 요청도 할 수 있으며,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대테러조사 및 테러위험 인물에 대한 추적도 가능하다.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음모행위 등 긴박한 상황이라면 법원의 허가 없이도 최소 36시간 긴급 감청도 할 수 있다.

6 검찰의 계좌추적 절차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통신자료만큼이나 필수적인 수사가 계좌추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수사는 결국 사람과 돈의 흐름을 쫓는 것이어서 휴대전화·PC에 대한 수사와 함께 계좌추적은 기본 중 기본”이라고 말했다. 뒤집어 보면 일반 국민 입장에서 수사기관의 ‘무서움’을 절실히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계좌추적이다. 특히 검찰에 의해 이뤄지는 계좌추적은 여타 계좌추적이 가능한 기관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검찰의 계좌추적은 금융실명거래법에 의해 금융회사로부터 특정인의 금융거래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에서 비롯된다. 다른 사정기관들이 조사를 목적으로 계좌추적을 하는 것과 달리 검찰의 계좌추적은 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피의자의 신병 확보를 목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따라서 다른 기관과 달리 검찰과 경찰의 계좌 추적에는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

7 다른 권력 기관 계좌추적 절차는

검찰 외 기관으로는 국세청, 감사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예금보험공사, 금융정보분석원, 선거관리위원회 등이 계좌추적권을 가지고 있다. 법원의 영장을 발급받을 필요는 없지만 각 기관별로 제한된 조건과 제한된 목적에 따라 이뤄진다. 국세청의 계좌추적은 ‘과세자료의 제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뤄지며 세금 탈루 사실을 밝혀내기 위한 목적일 때만 허용된다. 개인의 경우 소득 수준이나 연령에 비해 과도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계좌추적이 가능하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 불공정행위와 금융사고 조사 등이 전제돼야 한다. 특히 금감원은 검찰과 공조 과정에서 대대적인 계좌추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사원은 ‘회계검사’를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계좌추적권을 발동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계좌추적을 할 수 있다.

8 기관별 계좌추적 건수는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계좌추적 요청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금감원이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거래정보 요구현황’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2016년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이 금융기관에 계좌추적을 요청한 건수는 총 321만224건으로 연평균 80만2556건을 기록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8∼2012년에는 총 302만1645건(연평균 60만4329건),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3∼2007년은 총 119만9897건(연평균 23만9979건)이었다. 기관별로는 지난 13년 동안 검찰 등 수사기관의 요청이 66만7706건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국세청은 63만81건, 감사원은 3487건이었다.

9 계좌추적 사실 알 수 있나

금융기관이 국가기관에 거래정보 등을 제공한 경우에는 제공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제공한 거래정보 등의 주요내용·사용목적·제공받은 자 및 제공일자 등을 명의인에게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기관이 통보로 인해 예상되는 부작용이 있을 경우 통보가 미뤄질 수 있다. 이 같은 사유로는 △생명과 신체 안전이 위협받거나 △증거 인멸·증인위협 등의 사법절차 진행이 방해받을 경우 △행정절차 진행 방해가 예상될 경우 등이다. 통보유예기간은 1차 6개월 및 추가 2회(각 3개월)로 제한, 최장 1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국가기관이 금융거래정보 제공을 요구할 경우 △요구자(담당자 및 책임자)의 인적사항 △요구하는 내용 및 요구일자 △제공자(담당자 및 책임자)의 인적사항 및 제공일자 △제공된 거래정보 등의 내용 △제공의 법적근거 △명의인에게 통보한 날 등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

10 법적·제도적 대책은

홍 대표의 문제 제기는 정치사찰 논란으로 증폭돼 정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과거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 시절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조회를 문제 삼아 ‘정치사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를 역임하고 있던 지난해 3월 민주당은 국정원과 검찰이 당 대표 비서실 당직자에 대해 두 차례 통신자료조회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었다. 유기홍 전 의원도 당시 수사·정보기관이 자신의 통신자료를 수집했다며 ‘정부의 무차별 사찰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국정원에서도 “수사 대상자와 통화한 상대방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정치권의 정치사찰 의혹 제기는 계속됐다. 통신자료조회를 특정인을 겨냥한 사찰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남발될 경우 통신비밀·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최근 통신자료조회를 두고 ‘남용 가능성을 막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도적 방안 마련은 국회의 몫이다.

민병기·이후연·김영주·최재규 기자 mingming@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최저임금 월급 174만원≒7급 공무원 초봉 178만원
▶ 미, 29살 미모의 러시아 女 비밀 스파이 체포
▶ “지구 지각과 맨틀에 다이아몬드 1천조t 매장”
▶ “류경식당 집단탈북은 軍정보사-국정원 ‘합작품’”
▶ “부부체험 하는거야”…10대 여제자 4년간 성폭행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청탁금지법 위반’ ..
topnews_photo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강원지방경찰청은 김 비대위원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내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김 비대..
ㄴ 김병준 “계파·진영논리 적당히 안 넘어가…많은 분야 바꾸겠다”..
최저임금 월급 174만원≒7급 공무원 초봉 178만원
[속보]포항서 마린온 2호기 추락…5명 사망·1명 부..
폭염 속 어린이집 차 안에 7시간 방치된 4살 어린이..
line
special news 박서준 ‘이 녀석’, 너무 잘나가네
작년 도움닫기 후 올해 ‘윤식당2’→‘김비서’로 전성기광고 시장 점령 이어 중국 등 해외 반응도 후끈“음∼..

line
“지구 지각과 맨틀에 다이아몬드 1천조t 매장”
학부모 욕설에 비하… 교사들 전화번호 공개 ‘스트..
워마드, ‘낙태인증’ 한다며… 태아훼손 사진 올려
photo_news
미, 29살 미모의 러시아 女 비밀 스파이 체포
photo_news
‘150조원 금화와 금괴’ 울릉 앞바다 침몰 러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빨치산 둘러싼 생과부들의 경쟁… 욕망으로 풀어낸 전쟁의 상..
[인터넷 유머]
mark병무청 주요 질문 mark술 마시는 이유들!
topnew_title
number “류경식당 집단탈북은 軍정보사-국정원 ‘합..
유세윤, 신곡 ‘내 똥꼬는…’ 방송불가 판정에..
초등교 ‘왕따·끼리끼리’ 부작용… 생일파티·..
볼트, 프로 축구선수 된다…호주 축구단과 ..
올해 1월 퇴임 박보영 前대법관 “여수시법원..
hot_photo
경찰·시민 힘합쳐 택시 ‘번쩍’…차..
hot_photo
배우 김진우, 가을 결혼…신부는..
hot_photo
돈벼락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