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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3일(金)
과잉관광(over tourism) 충돌의 올바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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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문화부 부장

우리말로 ‘과잉관광’쯤으로 번역되는 ‘오버 투어리즘’은 1년 전쯤 이탈리아 베네치아 주민들이 관광 크루즈선박 입항을 막고 벌인 선상 시위에서 들고나온 깃발에 적힌 문장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 한 줄의 문장은 이랬다. ‘우리는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막대한 돈을 쓰고 가는 관광객을 지극한 환대로 모셔도 모자랄 판에, 입항을 막고 ‘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펼쳐 든 주민들의 모습이 낯설어서였을까. 이날 시위는 전 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오버 투어리즘, 즉 ‘과잉관광’ 문제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버 투어리즘이란 특정 관광지에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야기하는 다양한 문제로 지역주민이 관광객과 관광에 분노하는 현상을 뜻한다. 너무 많은 관광객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교통혼잡과 소음, 쓰레기 문제는 기본이고 지가 상승, 물가 인상으로 지역주민의 삶은 피폐해진다. 그런데도 관광 수입 대부분은 고통과 대가를 치른 주민이 아닌 다국적 거대자본의 차지다.

오버 투어리즘을 둘러싼 갈등은 유럽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스페인 마요르카 섬에서 3000여 명의 시민이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한 시민 활동가가 관광버스를 공격했고, 빌바오의 관광국 본부에는 페인트가 뿌려졌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도 과잉관광은 뜨거운 화두다.

오버 투어리즘은 우리에게도 닥친 현실이다. 제주 2공항 건설을 적지 않은 제주도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도 과잉관광 우려 때문이다. 전남 여수 시민들도 난개발에 따른 개발업자와의 마찰, 관광지의 차량 정체, 물가 인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오버 투어리즘이 논란이 되면서 유럽 각국 정부는 도심 내 숙박 및 관광시설 개발을 규제하거나 관광객 상대의 아파트 불법임대 행위를 단속하고, 입항 크루즈 수를 줄이는 등 관광산업 팽창을 억제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관광객 포화 상태를 한참 넘긴 유럽 도시보다 이제 막 과잉관광 문제가 대두된 우리에게 대처 수단이 더 많다는 것이다. 오버 투어리즘을 막으려면 관광산업의 성취를 숫자로 가늠하는 관행부터 폐기하고, 관광객 분산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관광개발 과정에서 한계비용과 편익 사이의 균형을 찾고, 지역주민들과 관광 수익을 나누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이다. 관광산업에 지역주민을 참여시켜 자연스럽게 수입을 분배하는 방법도 있다. 이건 단순히 주민 반발 무마 차원이 아니라, 관광을 바라보는 사회의 태도나 성숙도와도 관련 있는 문제다.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지금은 외래 관광객 유치 확대가 당장 발등의 불이다. 그러나 ‘잘나갈 때’는 어려워졌을 때를 대비해야 하고, 어려울 때는 잘나갈 때를 준비해야 하는 법. 그렇다면 관광산업이 캄캄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오버 투어리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준비하는 최고의 적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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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박경일 기자 / 문화부 / 부장 박경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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