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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도운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16일(月)
野대표 訪美와 ‘동맹 결속’ 절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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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부터 미국을 방문한다. 북핵 위기 속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3당 의원단이 워싱턴을 방문했고,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방미를 예고했다. 그러나 홍 대표의 방문은 정치적·외교적 의미가 다르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보다 한·미 동맹 강화’를 우선하는 우리나라 보수 세력을 정치적으로 대표한다. 문재인-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간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상황에서 홍 대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향후 한·미 관계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방미에 앞서 몇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홍 대표는 반(反)정부 활동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정치인, 관료, 언론인, 학자·연구원 등을 상대로 대화하는 과정에 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 정권을 헐뜯기 위해 방문한 것처럼 비치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비웃음을 살 수 있다. 국내에서는 치열하게 싸워도, 외국에 나가서는 안보와 경제라는 국익을 위해 힘을 모으는 정치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둘째, 한국인의 주류와 다수는 한·미 동맹을 소중하게 여기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주길 바란다. 문 대통령 집권 이후 우리 외교·안보의 틀이 변화하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도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양쪽 모두 한·미 관계를 강화하기보다 훼손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미군 없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은 유지될 수 없고, 한국의 협력 없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이 이행되기 어렵다. 한·미 동맹은 5년짜리, 4년짜리 정권 담당자들이 함부로 바꿀 수 없는 장기적·전략적 이해관계다. 그걸 강조하는 것이 홍 대표 방미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셋째, 전술핵(核) 얘기를 하려면 철저하게 공부하고 가라. 한국당은 이미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정했고, 독자 핵무장까지 주장해왔는데, 얼마나 알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미 의원들에게 의정 자료를 제공하는 의회조사국이 지난달 발간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배경과 전망’ 보고서를 보면 미측의 입장이 잘 정리돼 있다. 단기간 내 한국에 배치 가능한 전술핵은 B61 핵폭탄뿐이라고 적시한 이 보고서는 △한국에 대한 확실한 방위 공약 확인 △북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 △북핵 동결·폐기를 위한 협상 카드 △북한의 핵 공격에 신속한 핵 반격 등을 찬성 의견으로, △전쟁 개시 시점 북한 공격의 타깃이 되고 △보복 핵 공격 때 작은 시차는 중요하지 않으며 △전술핵을 새로 설치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예산 규모가 크다는 점 등을 반대 의견으로 제시했다. 홍 대표는 각각의 찬반 논리에 대해 구체적이고, 확실한 의견을 갖고 전문가들과 토론해야 한다. 한국 정치인들은 구호만 있고, 콘텐츠는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디테일로 그들을 놀라게 하라. 그래야 홍 대표의 말에 무게가 실리고, 설득력도 커진다.

넷째, 안보만큼 경제·금융도 중요하다. 최근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등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의 한·미, 한·일 관계 구조가 1997년과 비슷하다고 걱정하는 기업인이 많다. 과거를 돌아보면 경제나 금융 위기는 꼭 시장에서만 발생하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금융 위기의 방파제라는 측면도 있지만, 원화와 런민비(人民幣·위안화)의 무역결제 확대 등 양국 경협 강화 의미도 있다. 국제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화폐는 미국 달러와 일본 엔, 유럽연합(EU)의 유로다.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가 더 유용하다. 홍 대표가 미국에 가서 위기감을 부각할 필요는 없지만, 기회가 되면 경제·금융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도 요청했으면 한다.

다섯째, 새로운 인물들을 방미단에 포함시켜라. 홍 대표나 한국당에 그럴 여유까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장차 당이나 보수 진영을 이끌 수 있는 신진 정치인이나 학자 등이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 그동안 보수 정당은 사람 키우는 데 너무 인색했다. 인재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사람을 키워줘야 당이 살아난다.

보수 세력 내에서도 상당수는 한국당이나 홍 대표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이번 방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볼 것이다.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부디 나라와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미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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