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 조사결과 20일 발표>‘신재생이 우선’… 에너지 공기업 역할 재조정

한전도 발전사업 재진입 검토
산업부장관은 원전 수출 주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시점에서 정부의 에너지정책 재정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존 원전 진흥분야에 국한돼 있던 일부 원자력 관계 공공기관의 기능조정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정부 및 국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정감사 이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의 역할 정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활성화와 관련,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진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는 ‘탈(脫)원전’을 위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거대 사업자인 한전의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전은 2001년 김대중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 당시 발전소를 한국수력원자력 및 5개 자회사로 분리, 전력 생산에서 손을 뗐으며 현재는 전력의 구입, 송·배전 업무만을 수행하고 있다. 민간사업자들은 한전의 발전 사업 재진입에 대해 시장 독점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전기사업법 개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할 시점이라는 게 정부와 국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또 한수원 등 6개 발전 공기업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원자력에너지와 관련한 공공기관의 역할을 조정하는 방안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원자력의 진흥에만 맞춰져 있던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설립 목적을 신재생을 포함한 에너지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 및 산업 활성화와 온실가스 저감 유도를 사업 목적으로 하는 한국에너지공단과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만간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국감에서 나오는 의견을 수렴해 에너지 공공기관들의 사업 목적 변경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편 산업부는 탈원전 정책과 별개로 원전 수출 분야는 산업부 장관이 직접 챙겨 국내 우수한 원전 기술을 계속 유지·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 건설 수주를 위해 오는 27일 서울에서 열릴 ‘한·사우디 비전 2030협의회’ 참석차 방한하는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을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직접 만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