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 조사결과 20일 발표>“非전문가가 원전정책 결정… 대통령 직무 유기”

국감서 脫원전 정책 놓고 설전

16일 원자력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 등 5개 기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진행됐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의 운명을 가를 공론화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4일 앞두고 열린 국감인 만큼 여당은 탈원전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야당은 공론화위의 법적 지위 및 정부의 탈원전 정책 졸속 추진에 대한 비판에 주력했다. 핵심 증인이던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국회 출석이 부적절하다며 불출석 의사를 국회에 전달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졸속 탈원전 중단하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붙이고 국감을 진행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공론화위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비전문가들로 구성한 공론화위가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법치 파괴이자 대통령의 직무유기”라며 “법치 파괴에 졸속 행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정부는 전력수급계획을 명확히 확정하고 국회에서는 원자력안전법을 개정한 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공약했다는 이유만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이 임기 내에 모두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대체에너지까지 보완해서 단계적으로 추진해 가겠다는 것에 대해 (졸속 정책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원안위의 업무 성격을 두고도 여야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원안위의 본래 기능은 국민을 원전 피해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인데, 원전 진흥의 역할을 지금까지 해 온 원안위는 사실상 본질적인 의미에서 자격이 없다”며 “원안위 위원들의 대다수가 원자력 산업 기관과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원전 마피아’라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반면 강 의원은 “원안위는 정권 눈치를 보느라 탈원전 정책을 거드는 태도만 보이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원자력 에너지의 주도권을 갖고 있으면서, 이를 버리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소모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목·이후연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