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한국선 과소평가하지만 아프리카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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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지도자대회 참석차 방한 부룬디共 가훙구 새마을회장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가난했던 시절의 배고픔을 잊고 새마을운동을 과소평가하지만, 우리와 같은 나라들에 한국의 발전 전략과 경험은 여전히 가장 효과적이고 이상적 모델입니다.”

오는 19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7지구촌새마을지도자대회와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SGL)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SGL의 41개 회원국 대표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 국가 중에 중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부룬디 공화국의 레옹 가훙구(사진·45) 부룬디 새마을회장은 14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국가 개발 전략에 관한 수많은 이론이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새마을운동의 전략이 가장 뛰어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훙구 회장은 지난 2014년 한국에서 마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청 연수를 받고 돌아간 뒤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당시 인천공항에 내렸을 때 한국의 발전한 모습에 큰 감명을 받고, 내가 사는 마을과 지역을 발전시켜야겠다는 강한 사명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후 뜻이 맞는 마을 지도자들과 그룹을 만들어 활동한 결과 외연이 크게 확대됐고, 회원 수도 점차 증가 추세다. ‘니아비라바’라고 하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 새마을운동이 널리 퍼져 현재 부줌부라(4개 마을), 시비토케(3개 마을), 마캄바, 부반자 등 4개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네가 잘사는 것을 보니 나도 잘살고 싶다”라는 부룬디 고유의 ‘나외누재’ 문화도 크게 작용했다는 게 가훙구 회장의 설명이다. 가훙구 회장은 “부룬디는 비옥한 토지와 다양한 광물 자원을 보유한 매력적인 나라지만 국민의 정신적인 문제가 크다”고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해외 원조다. 그동안 잘사는 나라들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다 보니 잘살아야 한다는 의지와 국가적 비전을 상실한 ‘원조의 덫’에 빠진 것. 아이들의 90%가량이 학교에 못 가고 단순노동을 하고 있는가 하면, 커피와 목화 등 생산 작물을 헐값에 수출하는 게 현재 부룬디의 모습이다.

그는 “부룬디는 2016년 12월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 주재 각료회의에서 새마을운동을 새로운 국가 발전 정책으로 채택했다”며 “대통령 직속부서로 이와 관련된 부서를 개설하는 한편 지역사회개발부와 내무부, 농업부 등 관련 부처들이 협력해 새마을운동 추진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가훙구 회장은 “부룬디에서 진행되는 모든 개발 사업은 새마을운동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훙구 회장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SGL 총회에 부룬디 공화국의 2인자인 상원의장이 방문할 예정”이라며 “상원의장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에 민·관 협력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가 맺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깨어 있는 동안에는 늘 어떻게 하면 우리도 한국처럼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면서 “이러한 우리의 꿈과 비전을 한국에도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