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대북적대 정책 중단없인 核협상 없다”

김인룡 유엔주재 차석대사
“핵전쟁 언제든 터질수 있다”

김인룡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16일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핵·미사일을 결코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석대사는 이날 유엔 군축위원회 회의에서 “한반도 상황이 일촉즉발(touch-and-go) 지점에 도달했으며 핵전쟁이 어느 순간에도 터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김 차석대사는 이날 개시된 한·미 해상연합훈련을 언급하면서 “미국은 매년 핵 자산을 이용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행하고 있으며, 더 위험한 것은 미국이 우리의 최고 지도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를 제거하기 위한 비밀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차석대사는 “우리는 올해 핵 무력을 완성했고 이에 따라 핵폭탄과 수소폭탄, 대륙간탄도 로켓을 포함한 다양한 운반수단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미국 본토 전체가 우리의 타격범위 안에 있으며, 미국이 감히 우리의 신성한 영토를 1인치라도 침략한다면 우리의 가차없는 징벌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김 차석대사는 핵·미사일 무기를 “소중한 전략 자산”이라고 규정한 뒤 “돌이킬 수 없으며 어떤 것과도 맞바꿀 수 없다”면서 비핵화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다만, 김 차석대사는 “미군이 대북 작전에 참여하지 않는 한 우리는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위협할 의도가 없다”면서 “미국이 지속적으로 우리를 핵무기로 위협하는 한 우리는 전 세계에서 핵무기 완전 제거를 위한 협정을 지지할 입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