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국산 자동차 수입절차 간소화 합의

美·日 두번째 경제대화

美는 일본 감 수입규제 완화
對北 압박 양국 공조도 논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무역협정 재교섭을 추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과 두 번째로 개최한 경제대화에서 일본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 절차 간소화 등 양국 간 무역 장벽 개선에 합의했다. 또 미·일은 이번 경제대화에서 대북 압박에 대한 공조 강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1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일 경제대화를 개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공동발표문에서 “일본이 ‘수입차 특별취급제도’(PHP) 하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소음 및 배기가스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 무역적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줄곧 불만을 제기해 왔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양국 경제대화를 통해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를 더 많이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부 관철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은 농산물 수입과 관련, 미국산 감자에 대한 수입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대신 미국은 일본산 감 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데 동의했다.

지난 8월 일본이 발동한 미국산 냉동 쇠고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 이번 경제대화에서는 재검토가 논의되지 않았지만, 공동발표문에서는 이와 관련해 공정한 무역을 목표로 “가까운 시기에 양국 간 무역 진전을 달성하기 위한 작업을 강화한다”고 명기됐다. NHK는 미국산 쇠고기 세이프가드에 대해 “대응 조치는 향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경제대화에 앞서 미국이 일본에 양국 간 FTA 교섭을 제의할지가 주목된 바 있으며 실제로 미국은 이날 일본에 양국 간 FTA 체결에 대한 입장을 나타내 일본을 긴장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일본 정부 측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경제대화에서 펜스 부통령이 미·일 FTA에 강한 관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일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거대 FTA보다는 미국에 더 유리한 양자 무역협정을 더 중시하고 있다.

한편 이번 미·일 경제대화에서는 북한에 대한 양국 공조가 주요 의제로 논의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북한 이슈가 미·일 경제대화를 지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전례 없는 도발에 대해 미·일 양국은 김정은 정권의 고립을 위해 긴밀히 연대할 것”이라며 “미국은 김정은 정권을 감당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국력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소 부총리는 “북한은 임박한 위협으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며 “이 동맹은 긴밀한 경제관계로 지탱되고 있다”고 답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