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지원’ 市허가 받은 비영리법인, 모금액 41억 중 39억 프로 축구단에 써

손익계산서엔‘빚탕감 사업비’
서울시 감독 부실 책임 불거져

박시장 재임때 비영리법인 2배로

저소득층 신용 회복을 돕기 위한 설립한 비영리목적의 사단법인이 대기업 등이 후원한 돈을 사업 목적과는 다른 프로축구단 지원에 대부분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시 국감에서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급증한 비영리법인의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성중(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시에 대한 국감에서 “지난 2012년 6월 21일 설립된 사단법인 H는 설립목적이 저소득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금융복지상담 사업과 이들을 위한 모금 사업 등인데 지난 2015~2016년까지 대기업 등으로부터 41억 원의 법인 회비를 받아 이 중 39억 원을 목적사업과 관련 없는 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에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사단법인은 손익계산서에는 ‘빚탕감 운동 사업비’로 39억3400만 원으로 돼 있지만 이 돈이 프로축구단 지원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단체가 설립 본연의 목적인 ‘부실채권 매입 사업’에는 1억4468만 원만 지출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시에 등록한 비영리 법인인 시민 사회단체가 1487개로 전체 등록법인 3493개의 42.5%에 달한다”며 “시민사회단체의 리더 격인 박 시장이 이들의 설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이같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비영리 사단법인이 만들어져 사단법인 H처럼 설립 목적과 관련없는 프로축구단 지원에 돈을 쓰는 등의 일들이 생긴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비영리 사단법인은 설립 허가를 서울시에 받지만 구체적인 관리 감독을 하지 않고 있고 설립목적과 다른 활동을 했을 경우 이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있다”면서 “박 시장 재임 이후 비영리 법인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설립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