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이 統獨에 한몫… 韓流도 ‘통일 한국’ 밑거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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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류국제학술대회 여는 오인규 세계한류학회장

“서독과 동독이 통일될 수 있도록 한 문화적 요인 중에는 서독의 로큰롤 음악이 있었습니다. 한류도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기다리게 하고 꾸준히 한국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오인규(54·사진) 세계한류학회장(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은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류의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강조했다. 오 회장은 “탈북자들이 매년 1만 명에 달하고 있는데, 탈북 이유 중 하나로 한국 드라마와 K-팝 등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며 “북한에서 한류 콘텐츠를 금지하더라도 밀수를 통해 한류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는 좋은 통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현재 한류가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으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오히려 지금이 기존 한류 정책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원래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콘텐츠 시장만으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진짜 중요한 건 한류 콘텐츠 소비가 한국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험형·소비형 콘텐츠를 어떻게 개발할지를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한류의 수익구조 개선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이 큰 성공을 거뒀지만 추가 수익은 대부분 해외 배급사들이 챙기고 방송사와 제작사는 흥행에 대한 이익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콘텐츠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한류 등 문화 정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필요하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오 회장은 “정부가 콘텐츠를 사전에 검열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식의 방식은 자유로운 콘텐츠 개발은 물론 한류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라며 “전 정권에서 추진했던 것처럼 특정 단체에 이익을 주기 위해 한류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투명한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한류학회는 오는 19∼21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서 ‘제5회 한류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중국, 일본, 미국 등 24개국에서 50여 명의 학자와 국내 대학원생 등 100여 명이 ‘대중문화와 정치’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할 예정이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