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모든 것… ‘앱’에 다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김정훈 기자 kimjh@

관광공사 ‘투어 API’ 주목

여행자들에게 항공·숙박 예약은 물론 낯선 여행지에서의 길 찾기 쇼핑 등의 일정을 스마트하게 안내해주는 국산(國産)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한국 여행 앱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에서 한국 단체 관광 상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개별 관광객의 비중이 크게 높아져 수요도 늘고 있다.

# 늘어나는 개별 관광객 수요

2016년 ‘외래 관광객 및 국민 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 관광객 4명 중 3명이 개별 관광객이었다. 여기다 올 들어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개별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여행자들뿐만 아니다. 내국인들의 국내 여행 역시 72%가 자가용으로 떠나는 것으로 조사돼 한국 관광은 내국인이나 외국인 할 것 없이 개별 관광객이 대세인 개인 주도형 시장으로 들어섰다. 스마트폰 앱 등 모바일 기반의 개인 맞춤형 관광 정보나 다양한 관광 편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요구에 맞서 관광 벤처기업 등이 틈새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기획력으로 다양한 모바일 앱을 만들어 관광객 대상 정보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다국어 정보 데이터의 힘

여행 관련 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정보 데이터가 필요하다. 전국의 방대한 관광지 소개 정보뿐만 아니라, 다국어 정보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데이터가 ‘재료’가 돼야 앱이 만들어진다. 관광과 관련한 앱에 탑재된 국내 정보는 대부분 지난 2011년부터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공공 관광 정보 데이터 ‘투어 API’다.

투어 API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일어·중국어·독일어·스페인어·러시아어로도 구축돼 있다. 관광 콘텐츠 12만1985개, 사진 자료 53만3568건의 정보가 실려 있는 투어 API는 앱 개발자 누구나 탑재해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인터페이스(Open API)로 제공된다. 특히 민간에서 구축하기 어려운 다국어 관광 콘텐츠를 축적하고 맞춤형 개방 플랫폼까지 제공하고 있어 일반인이나 IT 전문 인력을 보유하지 않은 영세 기업들도 손쉽게 활용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 하나의 정보로 다양한 서비스를

투어 API를 활용한 앱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성과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개별 관광객에게 특화된 서비스 제공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라는 점이다. 관광객들이 내려받은 앱을 활용해 여행지에서 궁금하거나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서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동선을 넓히고 소비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별적인 관광 정보 콘텐츠는 단편적이고 평면적이지만,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져서 만들어지는 앱의 내용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투어 API를 활용해 만들어진 앱이나 웹서비스는 모두 399개에 달한다. 이처럼 공기업이 관광 관련 콘텐츠를 구축하고 민간에 개방함으로써 정보 공유 및 재활용을 통한 국가 차원의 중복 투자를 방지해 1578억 원을 아꼈다는 관광공사의 자체 분석도 있다.

# 앱 개발 업체 발굴 지원의 힘

이처럼 앱 개발이 활성화된 것은 관련 수요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공모전 등을 통해 앱과 개발 업체를 발굴해 지원한 것도 주효했다. 관광공사는 지난 2013년부터 업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관광 앱 개발 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관광 분야의 대표적인 공모전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투어 API와 SK플래닛 T맵, 11번가, T클라우드, 기상청 날씨 정보 등의 오픈 플랫폼을 활용한 앱 서비스 등을 제안할 수 있으며 자격 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올해 공모전 수상자에게는 3700만 원의 상금과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가산점,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마케팅 기회 등이 주어진다.

이상구 한국관광공사 ICT융합실장은 “이를 활용한 특화된 국내외 여행 관련 앱을 많이 발굴하고 관광객이 경험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하는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 인기 있는 대표 여행 앱 ]

텍스트립(www.hanyoumishu.com)

중국 관광객들의 FIT(자유여행) 해외여행 중 생기는 불편함을 챗봇을 통해 해결해주는 컨시어지 서비스 앱이다.

해외여행 시 의사소통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맛집, 관광지 등 일반적인 여행 정보뿐만 아니라 길 찾기, 숙박 예약, 메뉴판 번역, 택시 호출 등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친구와 대화하듯 간단하고 익숙한 채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트립앤바이 제주(jeju.tripnbuy.com)

트립앤바이 제주는 제주 여행에 특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다. 매주 제주 여행 정보가 업데이트되며, 이를 바탕으로 꼭 맞는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사용자의 관심사, 지역 등에 따라 트립앤바이 제주가 직접 검증한 핫플레이스를 추천하며, 여행자들이 인스타그램에 직접 올린 제주 사진으로 여행지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

또 현장에서 바코드만 보여주면 바로 할인되는 쿠폰을 제공하며, 길 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 기능도 서비스하고 있다.

샘포스트(www.sampost.co.kr)

내가 찍은 사진으로 엽서를 보낼 수 없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샘포스트(Send A lot of Memories)는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스마트폰에서 나만의 사진 엽서를 제작해 보내면 실물 사진 엽서로 우편 발송해주는 서비스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 투어 API 3.0 을 활용하여, 여행지 정보와 사진 이미지를 서비스에 연계했다. 자신이 가진 사진 이외에 유명 관광지의 사진을 앱에서 바로 검색하여 원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서비스가 인기다.

플래닛위드(planetwith.com)

플래닛위드는 여행자와 여행자, 여행자와 거주자를 플랫폼상에서 쉽게 만나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이를 통해 여행 계획 수립부터 여행 후기 공유까지 여행의 전 과정을 공유할 수 있고 소셜 기능을 강화하여 여행자 간의 실시간 소통, 여행자와 여행 일정에 대한 팔로잉 등을 추가했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